현대백화점과 프랑스계 할인점 업체인 한국까르푸가 전략적 제휴를 추진 중이다.


이들 업체 간 제휴 추진은 국적과 업태가 서로 다르다는 점에서 유통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과 한국까르푸는 최근 치열한 유통시장 경쟁에 공동으로 대처해 나기기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다각적인 제휴 방안을 협의해 오고 있다.


지금까지 논의되고 있는 제휴방안은 △카드회원 상품권 등을 공동 활용하는 영업제휴 △합작법인을 설립해 까르푸 신규점을 공동 오픈하는 자본제휴 △지분 전부를 현대백화점이 인수하는 기업인수합병(M&A) 등 3가지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 고위 관계자는 "까르푸측이 지난해말 제휴를 요청해와 협의하고 있으나 구체방안이 나오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과 까르푸가 제휴를 추진하는 것은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대는 할인점이 없어 경쟁사인 롯데 신세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에 놓여 있다.


백화점시장 매출은 최근 2년 연속 감소세인 반면 할인점은 꾸준히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롯데 신세계가 갖고 있지 않은 홈쇼핑사업이 있으나 아직 선두권과는 거리가 멀다.


이에 따라 현대는 할인점 진출 방안을 꾸준히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까르푸는 할인점 시장에서 만년 4위 탈출이 시급한 상황이다.


지난 96년 7월 경기도 부천에 첫 점포를 낸 이래 한때 이마트에 이어 2위를 유지했으나 곧 홈플러스,롯데마트에 추월당해 현재 시장점유율 7.9%로 업계 4위에 머무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까르푸와 회원을 공유하거나 상품권을 공동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사내 일부에서 실질적인 효과 등을 들어 신규점을 공동으로 오픈해 경영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로서는 할인점 경영노하우를 쌓을 수 있고 까르푸는 한국 소비문화에 익숙한 현대측 힘을 빌려 현지화를 조기 정착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까르푸가 지분의 일부 또는 전부를 현대측에 넘기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으나 현대측은 실현가능성이 적다고 밝혔다.


설봉식 중앙대 산업경제학과 교수는 "현대백화점과 한국까르푸간 제휴 협상은 올해 유통업계에 불어닥칠 구도개편 바람의 서막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강창동·장규호 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