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국내 증시에서는 경제지표와 기업 실적이 개선되지 않는 가운데 주가가 오르는 현상을 놓고 '인디언 랠리(Indian Rally)'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인디언 랠리란 미국 동부지역에서 겨울을 눈앞에 둔 늦가을에 여름과 같은 화창한 날씨가 잠시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증시로 말한다면 본격적인 하락 국면을 앞두고 주가가 잠시 오르는 현상이다.


가장 큰 이유는 경기나 기업 실적과 같은 기초 여건이 받쳐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현 시점에서 국내 증시의 인디언 랠리 논쟁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만약 최근 주가 상승이 인디언 랠리가 아니라면 주가가 계속해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일부 증권사들은 벌써부터 올해 말이나 내년 1분기 중 종합주가지수가 세자릿수대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반면 인디언 랠리로 그친다면 주가가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국내 증시의 인디언 랠리 논쟁은 어떻게 결말이 날 것인가.


이 문제는 크게 보면 국내 증시에서 영향력이 높은 외국인의 향방과 국내 경제지표,국내 기업들의 실적과 같은 기초 여건 개선 여부가 관건이다.


앞으로 외국인의 활동력은 갈수록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세계 각국이 금리를 인상해 나가는 시점에서는 절대적인 유동성 규모와 레버리지 비율(투자원금 대비 총투자 가능금액)이 축소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미국과 세계 경기는 올 하반기나 내년 1·4분기를 기점으로 둔화될 것이라는 '정점론'이 일고 있는 것도 원인이다.


우리 경제도 올 하반기 이후 성장률이 낮아질 것으로 보는 예상이 대내외 예측기관들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정부가 콜금리 인하,재정지출 증대,감세 등을 통해 경기 부양에 나서고 있지만 그 효과 면에서는 종전에 비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우리보다 앞서 경기부양 대책을 추진한 국가들이 투입된 정책 비용에 비해 부양 효과가 낮았던 것이 공통적인 경험이다.


특히 우리를 비롯한 아시아 주가가 오르는 것이 투기적인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름 휴가철이 끝나면서 국제 유가가 안정세를 보임에 따라 국제 상품시장에 몰려 있던 헤지펀드를 비롯한 투기 자금들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아시아 증시에 유입되는 과정에서 주가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게 오르고 있다.


결국 최근 국내 주가 상승이 단순히 인디언 랠리로 그칠 수도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아시아 증시에 유입된 투기 자금들이 빠져나갈 경우 그만큼 주가가 다른 지역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종합주가지수가 1,000포인트대에 진입할 것을 기정 사실화해 주식 매입을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있으나 과거의 경험을 보면 이럴 때일수록 신중한 자세를 견지할 필요가 있다.


언제든지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에도 대비해 놓는 것이 현 시점에서 바람직한 투자자세가 아닌가 생각한다.


한상춘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