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베이징 모터쇼'(Auto China 2004)가 중국베이징 국제전람 중심에서 9일 보도발표회를 시작으로 화려한 막을 열었다. `기술, 브랜드, 인포메이션, 서비스'(Technology, Brand, Information, Service)라는 주제로 16일까지 열리는 이번 모터쇼에는 30여개국, 1천440여개 완성차 및 부품업체가 참가,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다. 베이징 모터쇼는 상하이 모터쇼와 격년제로 개최되며 올해로 8회째를 맞았다. 특히 롤스로이스, 마이바흐, 벤틀리 등 세계 명차들이 처음으로 출품하는 것을비롯, 폴크스바겐, BMW, 벤츠, 포드 등 다른 유명 메이커들도 사상 최대 규모의 전시 물량 공세에 나서 세계 자동차업계의 최대 격전지로 떠오르는 중국 시장의 위상을 실감케 하고 있다. 전시공간도 기존 국제전람 중심에 더해 전국농업전람관이 상용차 전용으로 추가됐다. 벤츠, 포드 등 후발업체는 현지 인지도 제고를 위해 전시관 1-2관을 통틀어 차량을 전시했고 양산 승용차 구모델 위주로 전시됐던 예년과 달리 초호화 스포츠카,슈퍼카 모델에서부터 컨셉트카, 맞춤형 인디비쥬얼 모델에 이르기까지 화려한 신형모델들이 주류를 이뤘다. 지난 1일자로 자국 기업 육성을 위해 발효된 중국의 `신자동차산업정책' 조차각 메이커들의 중국내 `세' 확장 열기는 꺾지 못했으며 메이커별로 대규모 현지 투자계획이 잇따라 발표됐다. 현대.기아차 등 국산차업계도 대규모로 전시공간을 확보, 참가했으며 RV(레저용차량)를 중심으로 한 대대적인 신차 마케팅에 나섰고 현대모비스도 해외 국제모터쇼로는 처음으로 출품했다. ◆`초호화 슈퍼카에서 컨셉트카까지' = 롤스로이스, 마이바흐, 벤틀리 등 세계3대 명차가 베이징 모터쇼 나들이에 나서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롤스로이스는 팬텀을, 마이바흐는 스트레치 버전인 리무진과 1920년대 생산된마이바흐 체펠린(Zeppelin)을, 벤틀리는 `컨티넨털 GT'를 각각 공개했다. 떠오르는 중국내 신흥 부호들을 유혹하기 위해 초호화 슈퍼카들도 베이징 모터쇼 `입성'을 마다하지 않은 것. 매년 50대씩만 한정생산되는 모델로 중국내 가격이 968만위엔(약 15억원)을 호가하는 네덜란드의 스파이커 스포츠카, 람보르기니의 무시엘라고 등도 등장, 위용을뽐냈다. BMW그룹의 소형 고급차 디비전인 미니도 미니 쿠퍼 등을 출품했다. 중국에서 최대 판매를 자랑하고 있는 폴크스바겐은 2인승 로드스터 컨셉트카인`컨셉R'을, 볼보는 럭셔리 왜건 스타일의 컨셉트카인 `VCC'(Versatility Concept Car)를, 현대차는 지난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한 4인승 스포츠 쿠페 컨셉트카인 `HCD-8'을 각각 선보였다. 이밖에 지난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단연 눈길을 끌었던 메르세데스-벤츠의슈퍼카인 뉴 SLR 맥라렌을 비롯, 캐딜락 식스틴, 아우디 르망콰트로, 도요타의 LF-C등 다수의 컨셉트카가 전시됐다. ◆선발주자 vs 후발주자, `힘겨루기' = 이번 모터쇼에서는 시장 따라잡기에 열을 올리는 후발주자와 우위를 다지려는 선발주자들간 신경전이 펼쳐졌다. 베이징 기차와의 합작을 통해 중국 진출을 앞두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는 5호관 전체를 자사 제품으로 채워 적극적인 홍보전에 나섰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전설적인 클래식 로드스터인 300SL 걸윙 모델을 비롯, 뉴 SLK-클래스, 뉴 제너레이션 C-클래스 등 2004년형 신모델을 대거 전시했다. 최근 현대차와 결별을 선언한 다임러 크라이슬러 그룹은 베이징기차와 중국 현지에 합작법인을 설립, 2005년 중반부터 메르세데스 벤츠의 E클래스(1천796-4천966cc)와 C클래스(1천796-3천199cc)를 연산 2만5천대 규모로 생산, 중국 올인 전략을 통해 아시아 시장을 재편한다는 구상이다. 역시 후발업체인 포드는 아예 2,3관을 통째로 차지, 포드, 링컨, 볼보, 애스톤마틴, 랜드로버, 재규어, 마쓰다 등 계열사 차량으로 채웠다. 이에 질세라 중국내 최대 생산.판매를 자랑하고 있는 폴크스바겐은 뉴 비틀, 폴로 세단에서 맞춤형 모델인 최고급 럭셔리 세단 페이톤 롱휠베이스 및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인 투아렉 인디비주얼 모델에 이르기까지 20종을 전시했다. BMW도 이번 모터쇼에 330i, 530i, X3, 6시리즈, Z4, 760 인디비주얼 모델을 비롯, 경주용 차량인 F1 모델 등 풀라인업을 출시하며 중국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206, 307, 607, 807 등 거의 전 라인업을 대대적으로 내놨다. ◆메이커별 물량공세..신모델 `봇물' = 이번 베이징 모터쇼는 예년과 달리 신모델이 대거 출시돼 신차 발표회를 방불케 했다. 포드는 포커스 새 모델을 앞세워 대대적인 마케팅을 벌였다. GM은 8월 중국 런칭을 앞두고 있는 고급 브랜드 캐딜락의 CTS를, 푸조는 내년현지 생산에 들어가는 206을, 닛산은 조만간 현지판매를 시작하는 EF쏘나타의 경쟁모델인 중대형 차량 티아나를 각각 전면에 내세워 현지 마케팅을 전개했다. 일본 혼다자동차는 이번 모터쇼에서 간판차종인 어코드, 소형 5도어 해치백 모델인 피트 등에 더해 지난 4월 현지 판매를 시작한 소형 콤팩트 SUV인 CRV의 인기몰이에 나섰다. 도요타는 소형 콤팩트 SUV인 RAV4와 함께 하이브리드 차량인 프리우스를 출시,친환경 미래형 차량의 선두주자임을 과시했다. ◆대규모 중국 투자계획 발표 = 다임러 크라이슬러는 중국시장내 상용 부분 진출 의사와 함께 10억 유로대의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다임러 크라이슬러 차이나의 최고 경영자인 로먼 피셔는 "향후 수년간 승용차,지프, 상용차 부문에 10억 유로 이상을 투자하겠다"며 "올해 중국내 지프와 SUV 생산능력을 두배로 늘릴 것"이라고 전했다. 다임러측이 승용차에 이어 상용부문 중국 진출도 추진, 현대차와의 현지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앞서 GM은 앞으로 3년동안 중국에 30억 달러를 추가 투자, 자동차 연산 규모를 130대로 늘리는 한편 20종의 신형모델을 신규 투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폴크스바겐도 70억 달러 상당의 투자계획을 밝힌 바 있다. ◆국산차업계, RV 중국 공략 `가속페달' = 이번 모터쇼는 국내 메이커의 RV 데뷔무대이기도 했다. 현대차는 국내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투싼의 오는 12월 베이징 현대차 현지생산 투입을 앞두고 투싼 양산차 모델과 연료전지차 모델을 전시, 사전 마케팅으로 혼다 CRV와 도요타 RAV-4 등 경쟁차종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던졌다. 기아차도 모터쇼 행사장에서 카니발 신차 발표회를 갖고 현지 판매에 나섰다. 쌍용차는 럭셔리 MPV(다목적차량) 신차인 로디우스의 중국 투입을 당초 계획인내년 상반기에서 올 11월로 앞당기고 이번 모터쇼에서 사전 공개 행사를 개최했다. 중국의 RV시장은 2002년 10만대에서 지난해 18만대로 80% 성장한데 이어 올해에는 29만대까지 커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기아차는 해외 메이커 못지 않게 역대 최대의 전시규모로 기선제압에 나섰다. 현대차는 이번 모터쇼에서 700㎡의 전시면적을 확보, 투싼, EF쏘나타와 아반떼XD, 투스카니, 그랜저 XG, 에쿠스 리무진, 컨셉트카 HCD-8 등 총 10대를 출품했다. 기아차는 카니발을 비롯, 천리마, 오피러스, 카렌스, 쏘렌토, 옵티마 등 완성차6대와 작년 9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내놨던 하드톱 오픈카 컨셉트카인 `KCVⅢ'등 총 7대를 전시했다. 쌍용차는 로디우스와 함께 지난해 10월 서울모터쇼에서 내놨던 체어맨 롱리무진컨셉트카를 포함, 뉴체어맨, 뉴렉스턴, 코란도 등을 출품했다. GM대우차는 GM 전시장을 통해 뷰익 `엑셀르'라는 모델로 현지에서 판매되고 있는 라세티를 내놨다. 현대차는 올해 베이징현대차의 현지 판매 목표를 당초 13만대에서 15만대로 상향조정했고 기아차도 작년 5만1천8대보다 56.8% 증가한 8만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쌍용차도 올해 완성차와 CKD(현지조립형 반제품)를 합해 현지 판매목표를 6천대로 작년도 실적(약 4천500대) 대비 30% 이상 늘려잡았고 GM대우차도 올 수출목표를12만대로, 작년 실적(4만6천368대)보다 2.5배 이상 높였다. 모듈 부품업체인 현대차그룹의 현대모비스도 해외 모터쇼로는 처음으로 이번 모터쇼에 롤링 섀시모듈을 적용한 모듈카와 텔레매틱스 단말기 등 각종 첨단 모듈 제품 등을 전시했으며 박정인 회장 등 경영진이 총출동, 모터쇼 마케팅을 펼쳤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베이징 모터쇼는 양적인 측면에서나 질적인 측면에서나 세계 주요 모터쇼에 뒤지지 않는 수준"이라며 "향후 중국내 경쟁이 더욱 격화되는 동시에 고급차 수요가 점점 커질 것을 예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