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가 유럽시장 공략의 첨병이 될 동유럽공장 건설의 첫 삽을 떳다. 기아차는 7일 오전(현지시간) 슬로바키아 질리나시에서 루돌프 슈스터 슬로바키아 대통령, 미쿨라스 주린다 총리 등 현지인사와 기아차 윤국진사장, 최한영 사장, 정의선 부사장, 김용환 해외영업본부장, 그리고 동반진출을 검토중인 부품 협력업체대표 등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동유럽공장 기공식을 가졌다. 자동차업체의 슬로바키아 현지 공장 설립은 폴크스바겐과 PSA(푸조-시트로엥)그룹에 이어 기아차가 세번째다. 총 11억 유로가 투입돼 50만평 규모로 세워질 `기아 모터 슬로바키아 공장'(KMS.Kia Motor Slovakia)은 연간 20대 규모로 2006년 하반기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간 뒤생산규모를 30만대 수준으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기아차는 질리나 공장에서 유럽 시장 특성에 맞게 새로 개발된 소형(B차급) 및 준중형(C차급) 승용차를 생산, 유럽 시장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특히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현대.기아차 통합 연구개발(R&D)센터와 연계, 현대차 그룹의 유럽 공략을 위한 교두보로 자리매김하게 될 전망이다. 질리나 공장은 현지조립형 반제품(KD) 조립식이 아니라 프레스, 차체, 도장, 의장 및 엔진 등 제작 전과정을 독자 수행하는 종합 자동차 생산공장으로 건설된다. 품질 및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현대모비스를 포함, 9개의 부품업체가 총 3억유로를 투자, 동반진출하며 부품 현지화율은 70%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경우 1억7천만 유로를 투자, 기아차 공장 인근에 16만5천평 규모의 부지를 확보해 기아차와 마찬가지로 연산 30만대의 모듈공장을 세운다. 기아차는 회사측이 100% 출자하는 방식으로 3년간 11억 유로를 나눠 투입하되 50%는 자체 조달하고 나머지는 차입키로 했다. 윤국진 사장은 인사말에서 "세계 자동차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유럽에서 현지기업으로 거듭남으로써 현대차그룹의 글로벌화 전략을 한층 더 구체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유럽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공장으로 발돋움하겠다"고 말했다. 주린다 총리는 "질리나 공장 설립으로 슬로바키아 북서부 지역 개발의 토대를 마련, 국가 균형발전의 원동력을 얻게 됐다"며 "공사 일정에 따라 정부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기아차는 이번 공장 설립으로 제품의 적기 공급, 소비자 만족도 제고, 판매증대, 수익성 향상, 물류비용 감소, 수출관련 비용 절감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공장 설립에 따른 약 2천800여명의 현지 직원과 부품업체 등 관련분야 3천여명 추가 고용 등 6천개에 가까운 현지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기아차는 슬로바키아, 폴란드, 체코, 헝가리 등 4개 후보지 가운데 슬로바키아와 폴란드 등 2곳을 최종 후보지로 압축한 끝에 지난 달 2일 슬로바키아 질리나를 동유럽공장 부지로 최종 확정했으며 지난달 18일 정몽구 회장 등이 참석, 공장설립 조인식을 가졌다. 기아차 관계자는 "유럽에서 지난해 15만대를 판매한데 이어 올해는 25만5천대 수출을 계획하는 등 높은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2008년 50만대 판매를 목표하고 있는 유럽시장에서 안정적인 물량 공급을 위한 생산기반을 구축하게 됐다"며 동유럽공장의 의미를 설명했다. (질리나=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