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그룹이 단일 규모로는 사상 최대의 외국인 투자 규모인 3조여원을 투입해 한미은행 경영권을 인수한다. 씨티그룹은 23일 오전 서울 신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칼라일그룹과 JP 모건 컨소시엄의 한미은행 보유 지분 36.6%를 인수하기로 계약을 체결했으며 잔여 지분도 공개 매수를 통해 최대 100%까지 주당 1만5천500원에 인수하기 위해 총 3조1천800억원(27억3천만달러)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소액주주에 대한 공개 매수청구가격은 주당 1만5천500원으로 제시됐다. 씨티그룹과 한미은행은 이날 각각 이사회를 열고 인수 계약을 승인했고 한미은행 이사회는 주주들에게 보유 주식을 씨티은행에 매도하도록 권고했다. 공개 매수는 관련 기관의 승인을 받은 즉시 시작되며 이번 거래는 오는 2.4분기 안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됐다. 씨티그룹은 한미은행 지분 가운데 최소한 43.4%를 공개 매수해 8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할 계획이라고 씨티은행과 한미은행은 설명했다. 씨티그룹 인터내셔널의 최고경영자인 데릭 모건 회장은 "한국은 씨티그룹이 전략적으로 우선 순위를 두고 있는 곳"이라고 강조하고 "한미은행과 씨티그룹은 이번 통합을 통해 세계적인 역량을 지닌 선도적인 은행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모건 회장은 "우리는 이번 계약이 매력적인 성장시장에 씨티그룹의 세계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포괄적인 계획의 일환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하고 "임직원에게는 새로운 기회, 주주에게는 더 나은 실적이 각각 주어질 것"이라고 약속했다. 하영구 한미은행장은 "우리는 이번 거래를 통해 주주들에게 투자에 대한 매력적인 가치를 제공하고 고객들에게는 세계적 수준의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손쉽게 접할수 있도록 하며 임직원에게는 경력을 개발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점 225개와 총자산 43조원으로 국내 은행 랭킹이 7위인 한미은행이 지점 12개에 총자산 11조원인 씨티은행에 합병되면 6위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