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의 `미스터 쓴소리'로 통하는 박용성(朴容晟)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정치권에 대한 쓴소리 강도를 한층 높이며 재계의 요구사항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박 회장은 3일 열린우리당 민생경제특별본부가 발족식을 겸해 개최한 워크숍에토론자로 참석, "현재와 같은 정치, 교육, 사회 상황에서는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이라는 참여정부의 국정목표는 허구에 지나지 않는다"고 포문을 열었다. 박 회장은 먼저 국회 정치개혁특위가 기업의 정치자금 제공을 금지키로 한데 대해 "각종 이익단체는 국회앞에서 시위를 함으로써 정치권과 협상을 해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하지만 시위로 이익을 대변하기 어려운 기업이 유리한 경영환경을 조성해주는 정당이나 정치인에게 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니냐"고 따졌다. 박 회장은 또 "기업의 임원만 정치자금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한다는데 임원이 내는 정치자금은 어디서 나오는 것이냐"면서 "새로운 부조리를 만들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반대입장을 분명히했다. 기업규제에 대해 박 회장은 "제조업과 새로운 시설투자를 위한 자본이 해외로빠져나가면 앞으로 우리는 무엇을 먹고 살 것이며, 누가 일자리를 만들어 낼 것이냐"면서 "특별한 대우를 바라는 게 아니라 기업할 수 있는 나라라도 됐으면 하는 것"이라며 대기업과 수도권 규제의 과감한 철폐와 교육 및 의료시장 개방을 촉구했다. 그는 "외국인의 한국투자에 대해서는 정부는 물론 정치권이 많은 관심 갖고 있는데 내국인 투자에는 왜 관심을 갖지 못하느냐"면서 "타협의 문화가 정착되지 않은우리나라는 노사대타협의 가능성이 희박한 만큼 근로자의 과보호를 규정한 법은 시대에 맞게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회장은 이어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가 더 이상 국제사회에서 고아가 되지않도록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하며 에너지의 안정적인 확보와 건설시장 진출을 위해 이라크 추가파병안도 조속히 처리해야 하며 소비진작을위해 통합도산법도 조속히 통과시켜달라"고 요청했다. 박 회장은 그러나 "당장 인기있는 정책남발보다는 모든 문제의 근본원인을 찾아하나씩 해결하는 게 여당이 해야 할 일"이라며 "총선에서 우리당 후보들이 많이 당선돼 명실상부한 여당으로서 국정을 선도하는 기회가 오길 바란다"고 덕담을 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정동영(鄭東泳) 의장은 "민생과 민심, 민권을 최우선으로하는 `신 3민정치'를 구현하겠다"면서 "`팀 캐나다' 운동을 본받아 `팀 코리아'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민영규기자 youngky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