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여파가 호텔업계에도 번지고 있다. 특급호텔들은 각 식음료 업장에서 미국산 쇠고기가 들어가던 메뉴에 호주산 쇠고기를 사용하는 한편 설 선물세트도 육류를 배제하고 주로 해산물로 채우고 있다. 30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신라호텔은 최근 광우병 발생에 따른 쇠고기 수급 대책회의를 갖고 레스토랑에서 쓸 호주산 쇠고기를 확보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평소 레스토랑에 공급되는 쇠고기 물량의 50% 정도가 미국산이었다 한우는 한식당에서 구이용 등으로 공급되기는 하지만 스테이크로 조리하면 미국산이나 호주산보다 맛이 떨어져 대신 사용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 호텔 관계자는 "고객들이 양식당 대신 일식당 등 다른 레스토랑을 찾는 경우가 늘어나 육류 수요 자체가 줄고 있기는 하지만 상황이 장기화되면 호주산 쇠고기수급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질 높은 요리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한꺼번에 많은 물량을 확보, 장시간 냉동보관할 수도 없기 때문에 제 때 적당한 물량을 수급하기 위해 더욱 고민이다. 신라호텔은 예년의 경우 설선물용으로 가장 인기가 높았던 미국산 갈비세트 대신 바닷가재나 전복, 굴비 등 해산물세트를 판매하고 있다. 서울 힐튼호텔도 각 식당에서 한우와 호주, 뉴질랜드산 쇠고기만 사용하고 있으며 내년 2월까지 사용할 물량은 확보했다. 하지만 가격이 오를 것을 기대하는 호주산 쇠고기 수입업자가 가격 협상 자체를 꺼려 내년 3월 이후로는 물량 확보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또 힐튼호텔은 미국산 갈비선물세트도 이미 전단지까지 제작했지만 전면 백지화하고 한우로 교체할 계획이다. 롯데호텔은 미국산 대신 호주산 쇠고기와 한우만 사용하고 있으며 설 선물세트에서도 미국산 갈비세트 등 육류를 모두 없앨 방침이며, 웨스틴 조선호텔은 스테이크 재료로 한우 사용도 검토하고 있다. 그동안 미국산 쇠고기와 한우만 사용해 온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호텔은 호주산쇠고기를 수입하기로 하고 업체를 물색중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