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이동통신'이라 불리던 비동기식 IMT-2000(W-CDMA)이 수도권을 시작으로 상용서비스에 들어갔다지만 당초의 기대가 무색할 정도로 그 모습이 초라하다. 세계적으로 6번째라는 이 서비스에 대한 사업자들의 회의적인 시각을 봐도 그렇고 서비스의 내용과 질,요금 단말기 등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됐다고 평가하기가 어려워 과연 W-CDMA가 정착될 수 있을지 지금으로서는 솔직히 의문이다. 선을 보인 상용서비스는 서비스 초기라는 점을 감안해도 기존 2.5세대에 비해 데이터 전송속도와 통화품질이 훨씬 뛰어나고 멀티콜서비스 영상통화서비스에 글로벌 로밍이 가능하다는 W-CDMA와는 거리가 멀다는 분석이다. 여기서 일일이 적시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상용화 일정을 준수하라는 정통부의 '압력'에 따라 사업자들이 마지못해 '시늉'만 낸 것이라는 얘기까지 돌고 있는 것을 보면 충분히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왜 그렇게 밖에 될 수 없었는지 어느 한 쪽 탓만 하기도 어렵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통신업계의 불황과 과잉투자 우려,이미 상용화 서비스에 들어간 나라들의 경험,새로운 시장과 기술발전 추세 등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가 문제다. W-CDMA의 세계시장 선점을 위해선 조기 상용화가 불가피하다는 정통부와,현재로서는 수익성을 생각할 때 제대로 투자하기 어렵다는 사업자들의 시각차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상용화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이 시장 활성화이고 보면 정부와 사업자간 시각차가 그대로 가서는 안될 일이다. 통신서비스 로드맵은 기본적으로 민간 사업자도 공유할 때 의미가 있다고 본다. 민간의 적극적인 투자 없이 무엇하나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기도 하지만 민간 주도의 통신발전을 추구한다면 더 말할 것도 없다. 새로운 요금제, 단말기 보조금 등 수요진작책도 필요하겠지만 그에 앞서 정부는 민간 사업자와의 시각차를 좁히는 노력부터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