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에 대한 자산 실사 결과 자본 잠식 규모가 무려 3조2천억원에 달해 채권은행의 인수가 현실적으로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이 LG카드를 인수해 경영을 정상화하거나 감자를 통해 자본잠식에서 벗어나게 한 뒤 재매각하는 방안이 유력시되고 있다. 채권단은 18일 삼정회계법인에 의뢰해 LG카드의 지난 10월 말 현재 자산에 대한 실사를 벌인 결과 추가 충당금 소요액은 4조2천264억원에 이르는 반면 자기자본은 9천862억원밖에 남아 있지 않아 순자산가액이 마이너스 3조2천402억원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삼정회계법인이 추산한 추가 충당금 소요액은 ▲대차대조표 상품자산에 대한 대손충당금 2조1천750억원 ▲자산유동화증권(ABS) 후순위채권 감액 및 자산 직매각 평가손 1조8천540억원 ▲유가증권 평가감액 및 포인트 충당금 추가 설정 1천974억원이다. 이 실사 결과에 따르면 LG카드가 자본 잠식에서 벗어나려면 채권단이 추진 중인1조원의 출자전환을 감안해도 최소 2조2천억원 이상의 신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계산이 나온다. 이 때문에 채권은행이 LG카드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2조원 이상으로 높게 평가하지 않는 한 섣불리 LG카드 인수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신규 투자가가 1조원 규모를 투자해 LG카드를 인수하려면 적어도 1조2천억원이상의 감자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하지만 감자도 총주식의 3분의 1 또는 출석 주식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요하는 특별 결의 사항인 데다 외국계 대주주인 템플턴의 동의를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아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게 금융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이 LG카드를 인수, 정상화한 뒤 재매각을 추진하는 방안이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유지창 산업은행 총재도 이날 출입기자 오찬 간담회에서 "국책은행으로 LG카드정상화를 위해 최후의 보루 또는 해결사 역할을 해야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하고 "LG카드 매각이 무산되면 컨소시엄 형태 등을 통해 인수에 나서겠다"며 밝혀 이 방안의실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홍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