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난싱(藍星.Blue Star)그룹이 16일 쌍용차인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됨에 따라 쌍용차의 `주인찾기' 작업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돌입 4년만에 급물살을 타게 됐다. 중국 업체가 국내 자동차 업체의 인수주체로 떠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향후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난싱의 쌍용 인수가 현실화될 경우 쌍용차는 중국시장 본격진출 등 시장 확대에 적지 않은 파급효과가 기대되며 이에 따른 규모의 경제 실현 및 경쟁력 향상으로 현대.기아차가 독식하고 있는 내수시장의 판도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그러나 난싱은 자동차분야 경험이 부족, 신기술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힘든데다 중국외 시장공략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고 생산기지 이전에 따른 국내 제조업 공동화 및 브랜드 이미지 하락 우려도 제기되고 있어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노조가 국내 생산기반 축소에 따른 고용불안 등을 이유로 난싱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방침에 반발, 전면 투쟁을 선언하고 있어 적지 않은 난항이 예상된다. ◆쌍용차 어떻게 되나 = 난싱은 이번 입찰 과정에서 실사팀을 국내에 파견하는 등 쌍용차 인수에 가장 적극적 의사를 표명해 왔으며 실제로 입찰 업체 가운데 가장 높은 가격을 적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최대 화공그룹인 난싱그룹은 지프생산과 자동차 정비사업 등을 위주로 하는 그룹 산하의 `중차(中車) 그룹'을 통해 지프 차종을 군납용으로 납품해 왔다. 난싱그룹은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전문업체인 쌍용차 인수로 자동차 부문에 본격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됐으며 쌍용차로서는 중국시장 진출을 보장 받게 돼 최근 폭발적인 수요 증가와 함께 세계 최대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게 됐다. 중국 시장 확대는 쌍용차의 중.장기 비전과도 맞아떨어지는 것이다. 쌍용차는 중국 상하이 후이쭝을 통해 내년 1월부터 이스타나 조립생산에 들어가는 것을 시작으로 2007년께 중국 현지 조립생산 10만대 구축을 목표로 하는 등 중국최고급 시장 공략 강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또 중국시장이 쌍용차가 주력으로 삼고있는 레저용차량(RV) 분야에서 거의 미개척 상태로 쌍용차가 기술력을 앞세워 인수후에도 회사경영과 운영에 주도권을 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난싱은 현 경영체제 유지 및 고용승계 보장, 노조와의 기존 임단협 준수 등을 인수조건으로 내세운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오는 2010년까지 총 10억달러(R&D 7억달러, A/S망 보강 3억달러)를 투자한다는 방침이어서 쌍용차의 향후 투자도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된다. 난싱은 주주로서 이사회를 통해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되 세부 운영에 대해서는 현 경영진에 맡긴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난싱의 경우 자동차 분야가 신생 부문인데다 엔진.트랜스미션 등 핵심기술을 갖고 있지 못해 신기술 시너지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중국업체 인수로 `고부가, 고수익 차량' 업체로 각인돼 온 쌍용차의 브랜드 이미지에도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한 그동안 수출기반이 턱없이 부족했던 쌍용차로서는 적어도 당분간은 중국 시장 이외의 해외시장 수출 활로 모색이 힘들게 됐다. 이와 함께 난싱이 고용보장을 약속하고 있긴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으로의 생산기지 이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고용불안에 대한 노조의 반발도 극심할 전망이다. 현대증권 송상훈 연구원은 "쌍용차에서 난싱에 기술을 제공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국내 기술의 유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국내 자동차시장 어떤 영향 미치나 = 일단 GM이나 르노 등 세계 주요 메이커들이 인수할 경우보다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적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서는 장기적으로 현대.기아차 등 토착기업에 적지않은 위협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 시장 진출이 본격화되면 생산량도 자연스럽게 증대, 비용절감 및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기 때문에 그만큼 쌍용차로서는 추가 투자 여력이 커질 수 있으며 보다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경우 쌍용차는 주력분야인 고급차 및 RV 시장에서 현재보다 더 공고한 입지를 굳힐 것으로 보이며 결과적으로 나머지 업체들에게는 적지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쌍용차의 생산 가능규모는 21만대이지만 연산 18만대만 가동되고 있으며 쌍용차는 수도권 공장증설 규제해제와 맞물려 2007년 40만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장기적으로 쌍용차는 중국 시장 대대적 확대를 추진중인 현대.기아차와 중국시장에서 직접적인 경쟁자로 부상할 가능성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아직까지는 현대.기아차의 현지 생산차종이 준중형과 중형 승용차에 국한되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대형차 및 RV(레저용 차량) 생산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난싱의 향후 투자 의지에 따라 쌍용차는 국내 토착업체들에 국내외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기자 hankso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