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andcom@bebehouse.com 올해 초에 직원을 뽑는데,서류전형을 거쳐 면접에 나온 남자 지원자가 귀고리를 하고 있었다. 회사경력이나 업무경험,명쾌한 답변태도,반듯한 자세 등으로 볼 때 많은 지원자 중에서 가장 나았지만,선뜻 채용을 결정하려니 '귀고리 한 남자'라는 생경한 모습이 내내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함께 면접을 봤던 부서팀장에게 '면접 때 귀고리 하고 오는 것,좀 그렇지 않아? 어때?'하고 넌지시 마음을 떠보았다. 은근히 나와 같은 생각을 기대하고 던졌던 질문인데,답변은 의외로 개방적이고 자신감 있어 보여서 괜찮다는 말이었다. 결국 나도 업무능력면에서 제일 나은 지원자를 '귀고리'를 했다는 이유로 탈락시킨다는 게 말이 안되는 것 같아 그 지원자를 채용했다. 그리고 그 직원은 근무한 지 1년이 다 돼가는 지금까지 성실하게 일하고 있다. 창업 초기 우리 회사 직원 중에 자신이 '게이'라고 커밍아웃한 이가 있었다. 베베하우스 사이트 오픈 작업을 맡아서 진행했던 디자이너다 보니 무척 고생했던 직원이었다. 비록 채용을 결정했지만 솔직히 나도 처음엔 '게이'란 점이 좀 낯설고 거북스러웠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성정체성'이 다를 뿐 열심히 일하는 그가 좋은 인재라는 것 이외의 다른 편견은 사라졌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도 있듯이 기업경영은 곧 사람경영이다. 좋은 인재를 뽑아 적재적소에 배치해서 그 능력을 한껏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기업의 발전도 저절로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인재를 채용할 때 그 사람의 업무경험과 능력,성격 등 앞으로의 업무에 관한 점보다 학벌이나 성별,외모,혹은 성정체성 등 업무능력과 그다지 관련이 높지 않은 기준을 들이대 아예 취업의 기회를 원천적으로 막아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지방대 출신이어서,여자여서,못생겨서,혹은 게이여서 재능있는 인재가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갖지 못한다면 우리 사회로서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진흙 속의 보석'은 누군가 보석의 진가를 알고 세상 밖으로 꺼내 주지 않는다면 영원히 진흙 속에서 돌멩이처럼 일생을 보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첫걸음이랄 수 있는 좋은 인재를 뽑는 일은 참으로 쉽지 않다. 해마다 취업철이 되면 많은 기업들이 앞다투어 인재를 가려 뽑을 수 있는 기발한 면접기법 등을 개발해내고 있지만 기업의 성장을 이끌어나갈 인재를 제대로 뽑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