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건설기계코리아는 1998년 7월 출범했다. 볼보가 삼성중공업의 건설기계 사업부문을 5억달러에 인수하며 이 회사를 출범시킨 것. 인수 당시 ‘IMF 외환위기 이후에 성사된 가장 큰 규모의 협상’이라며 관심의 대상이 됐다. 인수 이듬해인 99년 5월 볼보는 9,000만달러의 추가투자를 단행했다. 이는 신설법인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연구개발센터를 확충해 신제품 개발에 치중하기 위한 투자였다. 한국 시장 진출과 함께 볼보는 당시 스웨덴 에슬뢰브(Eslov)에 위치하고 있던 공장을 폐쇄했다. 그후 창원에서 연구개발은 물론 마케팅과 세일즈 등 굴삭기 관련 모든 업무를 총괄하도록 했다. 또한 기존 삼성의 판매망을 볼보의 네트워크와 통합ㆍ개편하며 강력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꾸준한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지난 2002년 개발 성공한 차세대 굴삭기 ‘B시리즈’는 전세계 시장에서 볼보의 입지를 한층 더 강화시켰다. 볼보는 국내 시장에서의 무리한 경쟁구도를 과감하게 탈피하고 적정수준의 가격과 이에 상응하는 고품질의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국내 사업부문을 제품생산, 국내 판매, 고객지원, 할부금융 등 4개로 개편해 부문별 전문경영인 체계를 구축해 놓았다. 수직적, 종속적 조직에서 수평적, 자율적 조직으로의 개편을 단행한 셈이다. 이 같은 노력으로 볼보는 인수 당시 670억원의 적자를 내던 부실기업을 2년 만인 2000년에 253억원의 흑자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동시에 지난 2000년 ‘2억불 수출탑’을 수상했다. 지난해에는 건설기계 단일품목으로는 최초로 ‘3억불 수출탑’과 함께 최고의 영예인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수출가를 국내 가격보다 약 1.5배 높이고, 비용 대비 80% 이상의 부품을 국산화한 볼보가 무역수지 개선 효과를 가져왔다고 평가받은 것이다. 볼보의 한국 진출은 국내 기업에 글로벌 경영기법 도입이라는 잠재적 시너지 효과도 가져왔다고 볼보는 자평하고 있다. 투명경영 실천과 효율적 관리체계 구축, 수평적 조직으로의 개편 등은 국내 대기업들의 경영방식에도 커다란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는 것. 볼보건설기계코리아의 성공배경에는 한국사회 토착화 및 수익의 지역사회 환원 노력도 놓여 있다. 볼보는 지난 2000년부터 3년 연속 한국 사랑의 집짓기 운동에 1억원 상당의 금액과 인원, 장비 등을 후원하고 있다. 올여름에는 경남지역에 불어닥친 태풍 ‘매미’의 피해복구를 위해 총 2억1,473만5,000원을 지원했다. 피해복구를 위한 자원봉사 활동에도 적극 참여했다. 창원공장에 있는 테스트용 굴삭기와 양수기까지 총동원해 지난 9월17일부터 경남 마산과 창원 일대에서 지원활동을 전개했다. 볼보건설기계코리아의 에릭 닐슨 사장은 “향후 유럽 및 북미에서의 시장점유율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모든 작업환경에 적합한 굴삭기를 공급할 수 있는 업체로서의 위상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볼보건설기계코리아는 2006년까지 세계 굴삭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현재 7%에서 15%까지 끌어올려 세계 3대 굴삭기 제조업체로 발돋움하겠다는 중장기 비전을 세웠다. 이효정 기자 jenny@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