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체들이 `대리점 구하기'에 발벗고 나섰다. 대형 양판점의 등장에 이어 할인점들의 공격적 마케팅으로 최근 고객들이 급감하면서 대리점의 경영 환경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자 가전업체들은 대리점에 각종 편의기능을 갖추거나 고급스런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물론 직원들을 대상으로 직접 교육까지 담당하며 대리점 점주들의 `불만'을 달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최근 일부 대리점에 디지털 카메라 인화기를 설치, 젊은층을 비롯한 소비자 끌어모으기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 5월에는 커피전문점인 스타벅스와 제휴, 직영점인 리빙프라자에 커피전문점을 입점시켰으며 국민.우리은행과 함께 매장 내에 은행 ATM(현금입출금) 기기를 설치해 `고객 유치' 작전을 벌이고 있다. 또 구청과 협력해 일부 대리점에 주민등록 등초본, 토지대장 등 20여종의 민원서류를 발급받을 수 있는 '무인 행정서류 발급기'도 설치, 운영하고 있다. LG전자[066570] 역시 지난 9월 직영점인 하이프라자 및 대리점 10여곳에 주민등록등본, 등기부등본 등 20여종의 민원서류를 발급받을 수 있는 무인 민원서류 발급기를 도입해 운영중이다. LG전자는 대리점 1천여곳 중 유동 인구가 많고 인근에 관공서가 없는 매장을 중심으로 무인 발급기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며 디지털 사진 인화기도 구비할 계획이다. 대리점의 고급화, 복합화 외에도 가전업체들은 직원들의 전문성이 고객을 끌어모으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감안, 대리점 직원 교육까지 직접 챙기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전국의 대리점 직원 중 100명에게 `디지털 마스터' 자격증을수여했다. 온라인을 통해 회사가 판매하고 있는 디지털 제품 전반에 대한 전문교육을 받은뒤 자격시험을 통해 선발된 `디지털 마스터'들은 사내 자격증과 함께 월평균 최고 30만원의 자격수당이 지급된다. 회사측은 이 제도를 통해 대리점을 찾는 고객들의 만족을 극대화시킬 수 있을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전자는 한발 더 나아가 대리점 직원을 회사에서 직접 채용해 자사 제품에 대한 별도의 교육을 실시한 뒤 현장에 배치하는 `가전 전문판매사' 과정을 개설해 운영 중이다. 200여명의 지원자 중 서류전형과 면접을 통해 선발된 교육생 45명은 5주간의 교육을 거쳐 수도권 대리점에 배치되며 LG전자는 내년에는 인원을 200명선으로 늘리고배치지역도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리점이 제품판매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고 판매 물량도 상당한 만큼 점주들의 `생존권 요구'를 무시할 수 없다"며 "할인점 등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업체들의 `대리점 구하기'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