쎄라토를 처음 접하면 크지 않지만 강하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마치 밀림에 있는 표범이 먹잇감을 향해 내지르기 위해 웅크리고 있는 듯하다. 차의 앞 코에서부터 뒷부분 트렁크까지 흐르는 유려한 라인은 멈춰 서 있어도 속도감이 느껴질 정도. 다부진 모습이 유럽 세단을 접하는 것 같다. 시원스럽게 디자인된 헤드램프와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는 라디에이터 그릴이 만드는 얼굴(전면)에서는 세상 어디라도 달려갈 수 있을 것만 같은 힘이 느껴진다. 부드러운 차체 라인이 풍기는 여성미까지 더해져 날렵하면서도 세련된 외관을 보여준다. 준준형차에서 느끼기 어려웠던 고급스러움도 만끽할 수 있다. 일자형 문 손잡이가 대표적 사례다. 손잡이를 타고 두꺼운 문짝의 무게를 느낄 수 있다. 닫힐 때도 묵직함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다. 운전석에 앉아보니 밖에서 볼 때보다 훨씬 넓은 공간이 주위를 감싼다. 특히 천장이 높다. 뒷자리 공간도 넓기는 마찬가지. 장거리 여행을 할 때 꼬마들이 편한하게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운전석의 각종 편의장치도 대형 세단 부럽지 않다. 펌프식 시트 높낮이 조절은 누구든지 몸을 감싸 안듯 받쳐줄 수 있다. 핸들에 오디오 등 각종 스위치가 찾기 편하게 배치된 점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갈수록 고급스러워지는 추세에 맞추어 고급 옵션도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 젊은 운전자들이 선호하는 MP3와 CDP를 적용했고, 별도의 CD 체인저가 필요없는 대시보드 내장형 CDP, 눈에 잘 띄는 LED 계기판, 열선 시트 등 기존 준중형차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한 편의사양이 있다. 시동을 걸고 차분히 잦아드는 엔진소리를 들으면 출발선상에 선 육상선수의 긴장감이 돈다. 가속 페달을 밟자 순식간에 속도감을 만끽할 정도여서 마치 스포츠카를 몰고 있는 착각마저 든다. TCS(Traction control system)을 장착해서인지 급한 코너를 돌 때도 휘청거림이 없다. 마치 바퀴가 단단히 밀착해서 달리는 확신이 들기도 한다. 브레이크 성능도 좋다. ABS와 대형 브레이크 디스크를 적용해서 급하게 밟았다 싶어도 크게 밀리지 않고 원하는 위치에 차를 세워준다. 이 정도 성능과 디자인이면 꼭 중형차를 타지 않아도 쾌적한 주행을 즐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쎄라토의 성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