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니는 1년여의 갖가지 까다로운 테스트를 모두 성공적으로 마치고 1976년 1월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갔다. 2월29일 드디어 첫 출고가 시작됐다. 출고되자마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신문마다 포니에 관한 기사로 도배하다시피 했고,가는 곳마다 포니 이야기였다. 우여곡절 끝에 수출을 추진하자 포니를 수입하겠다고 요청한 나라가 무려 '62개국'에 달했다. 첫 수출국을 중남미의 작은 나라 에콰도르로 결정했다. 비록 5대의 적은 물량이었지만 7월 포니를 첫 선적했다. 포니가 현지에 도착하자 좋은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낭보가 날아왔다. 처녀 수출이 성공한 것이었다. 포니를 선적한 컨테이너선이 거친 태평양을 건너는 동안 세계를 향한 현대의 야망도 함께 실려갔다. 이후 포니는 각국에서 인기를 끌며 쾌속 항해를 거듭했다. 그로부터 꼭 20년 후인 96년,처음 수출했던 포니(사진)가 에콰도르에서 무려 1백50만km를 넘게 달리며 택시로 운행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시집보낸 딸을 이십 년 만에야 비로소 만난 마음으로 나중에 자동차박물관에 전시하려고 "최고급 차를 한 대 주고 그 차를 받아오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그 나라 법규 때문에 교환은 하지 못하고 후한 값을 치러주고 그 차를 들여왔다. 들여온 차를 보니 외관 보디 성능이 모두 양호했다. 그 험한 고지대를 달리고도 상태가 양호한 것은 정말 놀랄 만한 일이었다. 당시 수출했던 포니는 에콰도르 칠레 페루 이집트 등지에서 아직도 '현역'으로 쌩쌩 달리고 있다 한다. 부품은 어떻게 조달하는지 알아봤더니 모두 정비공장에서 깎아서 쓰고 있다고 해 다시 한 번 놀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