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가 인수대상에서 제외된 대우자동차 해외 생산법인의 판매시장에 변칙 진출,논란을 빚고 있다. GM대우의 이같은 무원칙한 시장확대 전략에 대해 대우자동차는 미인수 해외법인의 정상화에 발목을 잡는 행위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루마니아 현지에서는 지난달부터 대우 누비라가 2개의 브랜드로 팔리고 있다. 대우자동차 루마니아공장에서 만드는 '루마니아산' 누비라와 GM대우가 시보레(Chevrolet) 브랜드로 수출한 '한국산' 누비라가 버젓이 같은 전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것. GM대우는 지난달 루마니아의 수도 부카레스트에서 열린 자동차 전시회(SIAB)에 한국에서 생산된 칼로스 라세티 누비라 등을 시보레 브랜드로 전시,판매에 들어갔다. 헝가리 판매법인을 통한 것이다. 대우루마니아는 GM대우측이 자사의 기존 딜러들을 스카우트하는 등 사실상의 영업방해를 하고 있다며 즉각 시정을 요청했으나 GM측은 이에 대한 공식답변을 회피하고 있다. GM대우 관계자는 "루마니아에 수출해 판매중인 누비라는 이름만 누비라일뿐 차종은 라세티"라며 "따라서 직접적인 경합관계는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대우차 관계자는 "누비라의 명성이 현지에서 높다는 점을 활용한 것 같다"며 "누비라의 후속모델인 라세티를 누비라라는 이름으로 파는데 루마니아산 구형 누비라가 경쟁이 되겠느냐"고 말했다. 대우루마니아는 GM대우가 인수를 거부한 14개 해외법인중 한 곳. 대우차 잔존법인으로부터 2005년까지 부품을 공급받기로 하고 현지 크라이오바 공장에서 연간 2만5천대의 마티즈 누비라 씨에로 등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대우루마니아는 올들어 10월까지 판매대수가 1만3천2백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나 증가했다며 현지 시장점유율이 20%가 넘지만 GM대우의 이같은 고사(枯死)작전으로 애를 먹고 있다고 밝혔다. 게다가 대우루마니아는 딜로이트컨설팅을 통한 현지실사를 마치고 지분매각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영업 정상화를 통한 기업가치 극대화가 최대 경영현안이라는 얘기다. 대우차 관계자는 "매각이 임박한 상황에서 대우루마니아의 정상영업은 공적자금의 회수 차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GM대우의 신사적인 '협조'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부카레스트(루마니아)=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