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어느 도시를 가나 차이나 타운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그 중에서도 중국계 미국인들의 숫자나 관광객수로 볼 때 가장 큰 곳이 뉴욕시 맨해튼 남동쪽에 있는 차이나 타운이다. 값비싼 맨해튼 땅에서 40개 블록으로 펼쳐져 있고 이곳에 사는 중국계 미국인만 해도 25만여명에 달한다. 이곳도 예외없이 2년전 9·11테러로 큰 타격을 받았다. 비즈니스 규모나 관광객 수가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 차이나타운에서 골든 제이드 주얼리라는 보석상을 운영하면서 차이나타운 관광진흥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S W 상씨는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맨해튼 전역의 호텔에 차이나타운 소개 책자를 돌렸습니다. 모든 주 정부나 카운티의 웹사이트에 차이나타운을 자세히 소개했고 관광버스나 시내 버스가 차이나타운을 경유하도록 시 공무원 버스회사들과 협상을 했죠." 상 회장은 9·11 충격을 조금씩 벗어나고 있지만 아직도 9·11 전에 비하면 관광객수나 비즈니스 규모가 60~70%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상 회장을 만난 것은 차이나타운이 13일 뉴욕 주재 외국 특파원 몇 명을 초청한 자리에서였다. 외국에 차이나타운을 조금이라도 더 알리기 위해 특파원을 불렀고 그 자리에 상 회장이 아시안 아메리칸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이끌고 있는 앤디 리우 부사장 등과 함께 참석한 것이다. 그들은 작은 글이라도 좋으니 차이나타운을 잘 좀 소개해달라고 신신 당부했다. 홍보를 호소하면서도 12달러 밖에 안되는 점심 값을 받아내는 중국인 특유의 상술을 발휘했지만 별다른 대외홍보를 하지 않는 코리아 타운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뉴욕시에서 맨해튼 차이나타운과 경쟁이라도 하듯 눈부시게 변모하고 있는 퀸즈 플러싱의 차이나타운도 이웃 코리아타운을 압도해가고 있다. 플러싱 재개발 사업에도 차이나타운은 코리아타운과 다른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세계의 자본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이는 중국의 흡인력과 외국투자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는 한국의 차이를 이곳 뉴욕에서도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