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바이러스(HIV)의 증식을 차단하는 물질이 녹차에서 발견됨으로써 신세대 에이즈 치료제 개발의 길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영국의 BBC 인터넷판이 10일 보도했다. 일본 도쿄 대학의 가와이 구즈시게 박사는 녹차에 들어 있는 성분 중 하나인 에피갈로카테친 몰식자산염(EGCG)이 HIV가 면역세포에 달라붙어 증식하는 것을 차단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BBC는 전했다. 녹차는 카테친이라고 불리는 화학물질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가운데 가장 풍부한 성분이 EGCG이다. 이 물질은 암, 심장병 등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보고서들이 앞서 발표된 바 있다. 가와이 박사는 미국의 의학전문지 '알레르기-임상면역학 저널' 최신호에 발표한연구보고서에서 EGCG가 HIV가 면역세포인 CD4와 T세포에 달라붙지 못하게 막는다는사실이 시험관 실험에서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CD4와 T세포는 면역체계의 핵심적인 부분으로 HIV는 교묘하게 이 면역세포에 파고들어 이들을 감염시킨다. 가와이 박사는 앞으로 연구가 더 필요하겠지만 이 새로운 발견이 차세대 에이즈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험관 실험에 사용된 EGCG의 농도는 녹차를 마셨을 때 혈액 속에 나타나는 EGCG의 농도보다 여러 배 높은 것이기 때문에 단순히 녹차를 마시는 것만으로는 이러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고 가와이 박사는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skha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