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자본을 주인으로 끌어들인 행장은 팽(烹)당한다.' 론스타펀드의 외환은행 인수에 가교 역할을 했던 이강원 외환은행장이 3일 사임하자 은행원들 사이에선 이런 '징크스'가 화제가 됐다. 외환은행과 마찬가지로 행장이 나서서 외국인 대주주를 유치했던 한미은행에서도 비슷한 경우가 있었기 때문. 지난 2000년 11월 신동혁 당시 한미은행장(현 은행연합회장)은 하나은행과의 합병 등 여러 카드를 저울질하다가 결국 칼라일-JP모건 컨소시엄을 대주주로 끌어들이는 선택을 했다. 그러나 새 주인이 된 칼라일은 이듬해 5월 신 행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퇴진'시키고 하영구씨를 새 행장으로 선임했다. 이에 대해 한 은행원은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가 결정됐을 때 한미은행의 사례를 들어 이 행장의 퇴진을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결국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v.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