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바이오기술) IT(정보기술) NT(나노기술) 등 차세대 기술의 기반인 펨토(Femto) 기술이 과학기술 경쟁력을 좌우하게 된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주최로 3일 제주 오리엔탈호텔에서 막을 올린 '국제 펨토포럼'에서 국내외 전문가들은 "펨토는 차세대 과학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릴 핵심 기술"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경제신문사가 창간 39주년을 기념해 '스트롱 코리아(STRONG KOREA)' 사업의 하나로 후원한 이날 포럼에서는 1백여명의 관련 전문가들이 참석, '펨토 과학기술-미래와 전망'이라는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번 행사는 5일까지 계속된다. 제라드 모로 미국 미시간대학 교수는 기조연설에서 "펨토 기술은 과학기술 전 분야에 걸쳐 새로운 장을 개척하는 돌파구 역할을 하고 있다"며 "선진국에서는 기술혁명을 몰고올 펨토기술 개발을 위해 국가 차원에서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시중 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은 인사말에서 "아흐메드 즈웰이 1999년 펨토를 기반으로 한 화학 분야 연구로 노벨상을 받으면서 펨토기술이 주목받기 시작했다"며 "이번 행사가 국내 펨토기술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행사를 준비해온 김효근 전 광주과학기술원 원장은 "펨토기술은 21세기를 이끌어 갈 새로운 과학기술의 패러다임"이라며 "극미 세계를 다루는 나노기술과 극초단 세계를 추구하는 펨토기술이 접목되는 분야에 과학기술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한국 미국 독일 일본 등에서 초청된 전문가들이 20여편의 펨토 분야 연구성과를 발표했다. 남창희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는 티타늄 사파이어를 이용한 20펨토 초 레이저를 통해 동조화(Coherent) X선을 발생시키는 기술을 소개했다. 이 X선은 물질 구조 및 현상을 연구하는 핵심 기술로 응용될 수 있다는게 남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KAIST가 펨토 레이저를 자체 개발하면서 축적한 기술을 이용하면 IT BT NT 등 첨단기술 발전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크리스 바티 미국 로렌스리버모어 국립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미래 고에너지 페타와트(PWㆍ페타는 10의 15승) 레이저'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현 수준의 레이저로는 최신 연구에 필요한 전자 양자 X선 등을 발생시키는데 한계가 있다"며 "고에너지 페타와트 레이저를 개발 중"이라고 소개했다. 다지마 도시 일본원자력연구소 간사이연구소 소장은 고출력 레이저를 이용해 좁은 공간에서 고에너지 광양자는 물론 여러 종류의 이온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동언 포항공대 교수는 '아토초 파(Pulse) 생성'에 관한 연구발표를 통해 "레이저를 이용해 펨토보다 1천배 빠른 아토 초의 주기를 가진 파를 발생시킬 수 있다"며 "펨토 초 파에 의해 2차적으로 발생한 초단파는 전자동역학 분야를 개척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G 게르베르 독일 뷔르츠부르크대학 교수는 '분자 및 전자 동역학 연구를 위한 펨토 초 파의 발생과 양자제어 기술'을, 김법민 연세대 교수는 '바이오 및 의약 분야 활용'을 각각 발표했다. ○…이번 포럼에는 국내외 펨토 전문가들이 대거 모습을 드러냈다. 해외에서 펨토 초 레이저 원천기술을 개발한 제라드 모로 교수를 비롯해 알프레드 포겔 뤼벡의료레이저센터 교수, 사쿠라이 데루오 일본펨토기술연구조합 이사 등이,국내에서는 고도경 광주과학기술원 교수, 김동호 연세대 교수 등이 참석했다. 산업계에서도 큰 관심을 보였다. 박영구 금호전기 부회장, 김정술 레이저스팩트라 대표, 최재혁 명린크리스텍 대표 등 10명의 기업인이 포럼에 참석했다. 이종민 고등광기술연구소 소장은 "펨토 과학기술은 최근 국내에서도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며 "2008년까지 한국을 세계 7대 펨토 과학기술 국가(G7)에 진입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필립 발코 에콜폴리테크니크 광기술연구소(LOA) 부소장은 "한국의 펨토기술이 G7에 진입할 정도의 수준인 줄은 미처 몰랐다"고 놀라기도 했다. 고바야시 다카요시 도쿄대 교수는 "KAIST 포항공대 광주과학기술원 등이 펨토기술과 관련된 극초단파 레이저 개발 등 세계적인 연구 결과들을 내놓고 있다"고 평가했다. 제주=김문권ㆍ김동욱ㆍ장원락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