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는 30일 서울 강남 모처에서 회장단 간담회를 열고 정치자금 관련 제반 제도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일체의 정치자금 요구에 응하지 않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선 손길승 전경련 회장이 SK 사태로 인한 파문에 책임을 지고 공식 사퇴했다. 회장단은 차기 회장으로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을 추대하기로 의견을 모았으나 본인이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관련기사 A13면 회장단은 이날 회의 직후 내놓은 발표문을 통해 "최근 일부 기업의 정치자금 문제로 제기된 재신임 논란 및 일부 노동자 분신사건 등 경제외적 요인으로 인해 어려운 경제상황이 더욱 심화되고 사회갈등이 첨예해지는 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며 "일부 기업이 정치자금 문제에 연루돼 국민들께 실망과 좌절을 드렸다는 점에 대해 어떠한 꾸짖음과 질타도 달게 받겠다"고 밝혔다. 회장단은 이어 "우리 경제의 고도성장 과정에서 잉태된 기업의 부실처리와 고비용 정치구조로 인해 불가피했던 정치자금 문제는 반드시 사라져야 할 과거의 유산"이라며 "지난 잘못은 철저히 바로잡아야겠지만 과거의 문제에만 매달려 교각살우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경련 회장단은 당초 이건희 삼성 회장,구본무 LG 회장,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 중에 차기 회장을 추대하려고 했으나 이들이 한결같이 고사하는 데다 급변하는 경제환경에 회장직을 공석으로 놔둘 수는 없어 회장단의 최연장자인 강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추대하기로 했다. 조일훈 기자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