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이 울리면 여자의 드라마가 시작된다''남자들에겐 울리지 않는다''내 일까지 사랑해주는 남자가 있다. 내 남자가 경쟁력이다'…. 여성의 연약성을 강조하던 광고 카피가 점차 커리어우먼의 진취성으로 초점을 옮겨가고 있다. 바로 KTF의 여성 생활문화 브랜드 '드라마'의 카피가 그것이다. 드라마는 이처럼 기승전결로 치닫지만 그 중심에는 영화배우 겸 탤런트 이영애가 있다. 이영애는 귀부인의 자태로 유럽스타일 정원을 가로지르는 이미지에서 내 남자에게 사랑을 숨기지 않는 당당한 '골드 칼라(Gold Collar)'로 변신한다. 그러나 이영애는 어떤 장면에서도 어색하지 않은 카리스마를 펼쳐보인다. '드라마'는 여성용 단말기나 요금제에 국한하지 않고 뷰티·생활·문화분야까지 포함하는 세심한 서비스를 지향하는 브랜드.이동전화의 사용가치에서 한 걸음 나아가 세분화된 타깃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나온 상품이기도 하다. 이영애는 '드라마'광고에서 골드 칼라로 대변되는 고소득 커리어우먼,그러면서도 여성으로서의 아름다움과 여성만의 강점을 이용할 줄 아는 지혜로운 여성으로 표현된다. 이런 점에선 LG카드 광고에 나온 이영애의 이미지와 일맥상통한다. 이게 문제였을까. '이영애'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광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LG카드'라는 응답이 28%로 가장 높게 나왔다. 1~2년 전 LG카드가 이영애 광고를 대대적으로 내보낸 데다 한꺼풀 벗겨야 참맛을 알 수 있는 '드라마'광고보다는 역동적인 장면들로 채워진 LG카드 광고가 더 강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LG카드가 모델을 전지현으로 교체한 후 달라지고 있다. 이영애의 드라마 광고는 여러 측면에서 이영애의 LG카드 광고를 압도하고 있다. 신뢰 영향력에서 드라마는 3위,LG카드는 14위이고 호감 영향력에선 드라마 광고는 5위,LG카드는 10위이다. 구매욕구 영향력에서도 드라마는 12위로 LG카드(16위)에 앞섰다. 아직까지 출연광고 인지도나 '이영애에 가장 잘 어울리는 광고'를 묻는 질문에선 LG카드가 간발의 차로 앞서 있지만 '이영애=드라마'이미지가 강해지고 있다. 더구나 이영애가 MBC드라마 '대장금'으로 뜨고 있어 KTF로선 기회를 잡았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