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기차와의 합작 문제 등으로 현대차와 미묘한 갈등기류를 보이고 있는 다임러크라이슬러가 `현대차 달래기'에 나섰다. 그러나 베이징기차-다임러 합작문제를 둘러싼 현대차-다임러의 문제 해결은 다소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2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위르겐 허버트 다임러크라이슬러 메르세데스 대표는 이날 보도발표회를 시작으로 개막한 `제36회 도쿄모터쇼'에 참석, "(현대차)지분과 관련, 아무 결정도 내려진 바 없다"며 "다임러크라이슬러는 현대차 경영과 관련해 변화를 추구할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같은 발언은 그동안 현대차 지분 5%를 추가로 매입키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던 당초 입장에서 한발짝 물러난 것으로 가뜩이나 베이징기차와의 합작문제나 지분문제로 민감해 있는 현대차를 안심시키고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지분을 매입하지 않겠다는 입장 선회라기 보다는 최종 확정전에 공연히 `뜨거운 감자'를 건드려 `긁어 부스럼'을 만들지 않겠다는 발언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안팎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다임러로서도 현대차와 오랫동안 유지해온 돈독한 관계에 불협화음이 생길 경우 실익이 없는데다 베이징기차 문제를 풀어 나가는데도 도움이 안되기 때문이다. 그는 중국 합작법인 설립 마찰과 관련해서도 "느긋하게 생각할 것"(totally relaxed)이라고 밝혀 진화에 나섰다. 이에 앞서 다임러크라이슬러 아시아그룹은 지난달 베이징기차와 중국 현지에 합작법인을 설립, 벤츠의 E클래스와 C클래스를 연산 2만5천대 규모로 생산키로 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었다. 이는 `향후 다른 회사와는 합작관계를 맺지 않겠다'는 베이징기차와 현대차간 독점조항을 어긴 것이어서 현대차측이 크게 반발해 왔으며 현대차는 경영진이 최근 중국 현지에 `총출동', 합작추진 무효화를 요구하는 등 대응마련에 부심해 왔다. 그러나 경영진의 이번 방중기간 뚜렷한 결론 도출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여서 이 문제에 대한 해결은 장기전 양상을 띠게 될 전망이다. 한편 현대차와 다임러간의 `이상기류' 형성은 곧바로 현대차-다임러 상용차 합작 관련 노사협상의 무기한 연기로 이어졌으며 특히 다임러의 현대차 지분 추가 매입 여부를 놓고 현대차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어서 양측의 오랜 동맹관계에 금이 가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었다. 다임러측이 과거 현대차와 합의했던 `올 9월부터는 현대차와의 협의없이 현대차 지분 5%를 추가로 사들일 수 있다'는 옵션을 실제로 행사할 경우 지분 15.5% 확보로 현대차의 대주주로 올라서 현대차의 경영권 방어에 비상이 걸릴 수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단기간에 해결짓긴 쉽지 않겠지만 다임러나 베이징기차와 계속 대화해 나갈 것"이라며 "다임러의 지분 매입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통보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