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승용차 시장에서 경차 판매는 크게 줄고 대신 대형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가 급증하며 시장판도가 바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SUV는 폭증에 가까운 증가세를 보이며 지난 2000년부터 줄곧 1위를 차지해온 중형차 시장을 제치고 승용차 부문 판매 1위로 부상하고 있다. ◆경차판매 급감 = 6일 한국자동차공업협회(KAMA) 통계에 따르면 티코, 마티즈,비스토, 아토스 등 800cc 미만의 경차는 올들어 8월까지 3만1천331대가 판매되는데그쳐 승용차 부분 시장 점유율이 4.4%에 불과했다. 이는 외환위기 직후인 98년에 15만6천521대가 판매돼 전체 승용차 시장(56만8천63대)의 27.1%를 차지했던 때와 비교할 때 6분의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경차 판매는 고속도로 통행료 감면을 비롯한 각종 혜택과 '경차타기운동'에도불구하고 98년 이후 99년 12만9천285대(14.1%), 2000년 9만2천697대(8.7%), 2001년8만2천140대(7.7%), 2002년 5만7천178대(4.6%) 등으로 절대 판매량 자체가 3분의1로 떨어졌다. 반면 이 기간 국내 승용차 시장은 56만여대에서 122만여대로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고객들 사이에서 경차에 대한 인식이 제고되지 못함으로써 경차부문 수요가 한 단계 높은 1500cc 미만 준중형차 시장으로 흡수되고 있는 것으로분석했다. ◆SUV 승용차시장 1위 부상 = 싼타페, 쏘렌토, 렉스턴 등 SUV는 작년에 29만7천496대(시장점유율 27.7%) 판매돼 1천500∼2천cc 미만의 중형차 판매를 1천942대 차이로 제치고 처음으로 시장규모 1위를 차지했다. 올들어서는 8월까지 19만5천704대 판매돼 시장점유율을 27.7%로 끌어올리며 15만9천977대 판매에 그친 중형차 시장과의 격차를 6.1%포인트로 늘렸다. SUV는 지난 98년 판매량이 3만7천815대로 시장 점유율이 6.6%에 불과했으나 이후 99년 10.8%, 2000년 12.5%, 2001년 17.6% 등으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작년의 경우 판매량이 전년대비 57.8% 급증하면서 국내시장 3위에서 단숨에 1위로 올라섰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주5일 근무제가 확산되면서 중형차 수요가 SUV 수요로 전환돼 판매량이 더욱 늘어나 앞으로 승용차 부문에서 부동의 1위 시장을 고수하게 될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형차 시장도 꾸준한 증가세 = 체어맨, 에쿠스, 오피러스 등 2천cc 이상 대형차 시장은 지난 98년 2만197대에서 꾸준히 증가하면서 작년에는 9만8천308대를 기록, 10만대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시장 점유율이 아직 10%에도 못미치지만 98년 3.5%에서 작년에 8.0%, 올 1∼8월8.8% 등으로 줄곧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엄남석기자 eomn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