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연구단지 30주년 기념 국제 심포지엄이 29일 '선진 연구단지의 경험과 전망'을 주제로 대전 엑스포과학공원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윌리엄 밀러 전 스탠퍼드대 부총장(박사), 고다마 기사부로 일본 산업과학기술원(AIST) 부원장, 말콤 페리 영국사이언스파크협회(UKSPA) 회장, 양바이링 중국과학원 부원장, 스완 푸 분 싱가포르 에이스타(A Star) 원장이 기자회견과 주제발표를 했다. 발표 내용을 간추린다. ----------------------------------------------------------------- ◆ 윌리엄 밀러 박사 (실리콘 밸리 산파역) =한국이 동북아 연구개발의 중심지로 거듭나기 위해선 강점 분야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실리콘 밸리가 대만이나 상하이 등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것처럼 대덕도 여러 연구단지들과 상호 보완적 연계체제를 갖춰야 한다. 미국 실리콘 밸리의 경우를 보면 엔지니어들에게 비즈니스 마인드를 가르치는게 중요하다. 실리콘 밸리는 기술을 가르치기보다는 기술을 비즈니스화해 성공했다. 스탠퍼드대는 실제로 한 것보다 높게 평가되는 경향이 있다. 스탠퍼드대도 비전을 제시했지만 실리콘 밸리 기업들 역시 비전을 내놨다. 기업들이 비전을 공유하고 전파하면서 상승 작용을 일으켰다. 여러 섹터에서 비전을 제공하는게 중요하다. 대학과 산업 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지방 정부는 비즈니스를 하는데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는 룰을 만들어 주면 된다. 실리콘 밸리의 경우 주변 19개 시가 건축법을 통일해 동일한 비즈니스 여건을 제공했다. ◆ 양바이링 부원장 =베이징의 중관춘에 입주하면 투자에서부터 제도 지원에 이르는 모든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받을 수 있다. 중관춘 기업은 연구개발과 사업에만 전념하면 된다. 한국에서는 중소 벤처기업이 사업 외의 일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안다. 기업이 최대한 자유롭게 기술 산업화에 나설 수 있도록 도와주는게 정부와 산업단지의 역할이다. 기업과 연구소는 첨단기술 개발과 우수 인력 양성을 위해 '혁신' 자세를 가져야 한다. 중국과학원의 경우 1백23개 연구소 가운데 40여개소를 줄였다. 경쟁력이 없는 분야는 과감히 축소하고 대신 건강 및 의약, 소재 등 유망 분야 연구소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성공적인 과학단지 육성을 위해선 자생력을 키우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른 지역 또는 나라와 연계할 수 있는 개방된 환경도 갖춰야 한다. 과학단지의 세계화를 위해선 경쟁력 확보와 특수화가 필수 요건이다. 디자인 제조 연구 마케팅 등 각종 기능을 통합해야 하며 세계 여러 지역의 연구 인프라를 상호 보완적으로 묶는 전략이 필요하다. ◆ 고다마 기사부로 부원장 =일본 정부는 지난 2001년 대대적인 정부 구조조정을 했다. 중앙 정부의 인원을 대폭 감축하고 국립연구소를 독립 행정기관화했다. 1차 과학기술정책 시행을 통해 17조엔을 투자한데 이어 2차로 24조엔을 투자하기로 했다. 산업과학기술원은 30개 연구센터와 20개 연구기관, 10개 연구실로 구성돼 있으며 생명공학 정보통신 나노기술 환경 등을 연구하고 있다. 지금까지 3천억엔의 로열티 수입을 올리고 4천여편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1천4백여개의 특허를 획득했다. 국제연구센터 허브로 도약하는게 최종 목표다. ◆ 말콤 페리 회장 =세계 경제는 제조기반의 표준 경제에서 서비스 기반의 맞춤 경제로 이동하고 있다. 영국의 대학은 이같은 흐름에 맞춰 교육기능 외에 지식의 사업화와 지역 경제에 대한 기여 등 새로운 역할을 하고 있다. 영국 정부도 벤처 투자와 과학단지 설립 등을 통해 적극 지원하고 있다. 영국의 55개 과학단지는 기초과학기술 연구, 기술이전, 상업화 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대표적 과학단지인 서리연구단지는 정부 기업 교육기관 등을 지원, 3억5천만 파운드의 경제적 효과를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 ◆ 스완 푸 분 원장 =에이스타는 지식기반 경제 육성을 목적으로 설립된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과학단지다. 공공 연구개발(R&D) 성과물의 산업적 활용, 인적자원 개발, 지적자산 창조 등을 주요 목적으로 한다. 기술적인 면에서 전자 정보 화학 분야 융합, 제약 의학 생명공학 분야 융합에 초점을 맞춰 연구기관간, 국가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세계적인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첨단 연구 인프라와 기반 시설을 갖춰 나갈 계획이다. 대덕=김동욱ㆍ장원락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