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자가 33만명에 이르고 웬만한 직장의 신입사원 채용경쟁률이 100대1을 훌쩍 넘는 현실에서 직장을 구한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취업에 지친 나머지 대졸자 10명중 3명이 취업 포기를 선언할 지경이라니 그야말로 바늘구멍이라는 말이 실감이 난다. 이런 상황일수록 구직자들은 취업정보에 더욱 민감하게 마련이어서 취업설명회나 취업박람회는 항상 만원을 이룬다. 행여 원하는 직장에 들어갈 수 있는 비법이 있지나 않을까 해서다. 그렇다고 뾰족한 비책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다만 면접에 대한 비중이 높아져 당락을 결정짓는다는 사실은 눈여겨 볼 일이다. 전경련이 지난 주말 경희대 수원캠퍼스에서 개최한 '기업이 바라는 인재상'이란 세미나에서도 면접의 중요성은 강조됐다. 일부 기업의 경우는 면접시간을 15분에서 80분으로 대폭 늘려 채용기준으로 설정한 외국어실력 도전정신 창의력 디지털사고 등을 따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류전형이나 필기시험에서 파악할 수 없는 잠재능력을 시험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사실 면접에는 정답이 없다. 면접관이 고개를 끄덕일 정도로 논리적이고 창의적이면 된다. 얼마 전 한 컨설팅 회사는 취업설명회 도중 문제를 내고 문제해결능력이 뛰어난 한 학생을 채용했다. '해박한 지식'이 아닌 '논리적인 사고'를 더욱 중요시한 까닭이다. 벤처기업이 활성화돼야 한국경제가 발전한다는 취지에서,코스닥증권시장이 내건 '코스닥의 장래는 한국의 장래'라는 슬로건도 입사면접시험에서 한 신입사원이 제안한 것이었다고 한다. 면접시험의 비중이 높아지자 면접의 중요자료들을 공급하고 자기 소개서를 써주는 대행업체까지 등장했다고 전해진다. 면접의 요령을 지도해 준다는 말에 초조해진 취업준비생들이 관심을 갖는 모양인데 면접시험은 단기간에 주워들은 토막 지식만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자신감과 적극성을 갖고 예의바른 태도를 보인다면 호감을 자아낼 수 있다. 앞으로는 국제화시대에 걸맞은 영어면접이 채용의 새 기준이 될 것이라고 하니,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도 서둘러야겠다. 박영배 논설위원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