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펀드인 론스타가 한국투자증권과 대한투자증권에 대한 인수의사를 밝힘에 따라 금융구조조정의 마지막 과제인 투신권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됐다. 투신업계 관계자는 19일 "외환은행을 인수한 론스타가 한투와 대투까지 인수할 경우 간접투자 시장에서 상당한 시너지를 얻을 것으로 예상돼 실현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며 "투신사 사장 출신인 이강원 외환은행장의 역할도 주목된다"고 말했다. 투신권 구조조정의 완료는 다른 한편으로 국내 자본시장중 중요성이 높아지는 간접상품시장의 주도권이 외국자본으로 넘어갈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공자금투입후 해외매각 유력 한투와 대투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과 관련,예보채 차환발행 등에 대한 국회동의 등 난관이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정부는 내년 총선 전까지는 어떻게든 투신권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현투증권을 매각한 뒤 한투와 대투에 공적자금을 투입해 연말까지 국내외 매각을 추진하겠다는 것이 기본입장"이라며 "사실상 한투와 대투를 인수할 여력이 있는 국내자본이 없어 해외 매각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해외매각이 지연되거나 가격조건이 안 맞을 경우 자산·부채 인수방식(P&A)에 의한 3투신의 처리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미국계의 투신시장 장악 론스타의 한투 대투 인수는 한국 자본시장의 주도권이 외국자본으로 넘어감을 뜻한다. 외환위기 직후에는 주로 유럽계 금융그룹이 지분투자를 통해 국내 금융회사와의 합작 형태로 투신시장에 진출했다. ING 알리안츠 BNP 등은 국민 하나 신한은행 등과 합작 방식으로 투신업에 참여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미국계 거대자본의 본격적인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옛 국민투신은 미국계 모건스탠리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지분 대부분을 팔았다. 현투증권은 미국 푸르덴셜 그룹과의 협상을 진행 중이며 현재 우리 측 협상단이 미국에 파견돼 쟁점사항을 최종 조율하고 있다. 푸르덴셜은 제일투자증권의 경영권 인수 여부도 저울질하고 있다. 한투와 대투까지 론스타로 넘어가면 개인고객의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과거 3대 투신사는 모두 미국계 자본이 장악하게 되는 셈이다. ◆자산운용법 시행이 변수 저금리 기조와 올해말부터 시행되는 자산운용업법 등 새로운 투자환경에서 투자자들의 자산관리 패턴에도 상당한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우재룡 한국펀드평가 사장은 "3투신의 해외매각이 성사되면 펀드상품의 다양화 등과 투신권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회복이 촉진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