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 간염이 만성화해 간암으로 진행되도록 하는 유전자 변이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발견됐다. 이효석 서울대 의대 간연구소장과 신형두 ㈜에스엔피제네틱스 대표는 국내 B형 간염 만성환자와 회복환자 1천4백여명의 임상자료와 유전자형을 분석,연구한 결과 TNFa 유전자 변이가 B형 간염의 만성화에 깊이 관여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15일 밝혔다. 신형두 대표는 "이번 연구결과 TNFa 유전자 변이인 TNFa ht1을 보유한 사람은 이 변이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에 비해 만성화 가능성이 절반 가량으로 떨어져 감염 후 쉽게 회복되는 반면 TNFa ht2를 가진 사람은 만성화 가능성이 훨씬 큰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B형 간염은 아직 뚜렷한 치료제가 없는 바이러스성 질환이자 간암의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B형 간염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간암 위험성이 약 2백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우리나라와 중국 아프리카 등의 B형 간염 발병률은 미국이나 유럽보다 훨씬 높아 B형 간염이 우리나라 간암 발생의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신 대표는 "이번 연구에서 B형 간염의 만성화에 큰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 변이를 규명함으로써 간염 발생 후 만성화의 위험성을 예측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며 "이를 이용한 신약개발 작업도 활기를 띠게됐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질병에 대한 개인별 감수성 차이(유전자 변이 유무)를 규명하기 위한 것으로 간염 간암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질병의 발생에 관여하는 개인별 유전적 차이를 밝히는 데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유전자 진단,개인별 맞춤약품 정보개발,신약개발 정보 등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유전학 학술지인 인간분자유전학지 10월1일자(인터넷판은 9월15일)에 게재될 예정이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