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홈쇼핑이 내놓은 이민 알선 상품에 80분간 1천명 가까이 몰려 1백75억원어치가 팔렸다. 이는 홈쇼핑사상 상품 종류를 불문하고 최고의 대박이다. 경기침체 취업난 자녀교육문제 등으로 한국을 떠나고 싶어하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특히 20대와 30대가 62%나 돼 충격적이다. 현대홈쇼핑은 28일 밤 11시10분부터 80분간 판매한 캐나다 마니토바주 이민 알선 상품에 9백83명·1백75억원이 몰렸다고 밝혔다. 이는 홈쇼핑 8년 역사상 단일 품목,단일 방송프로그램 주문액으로는 가장 큰 규모다. 현대홈쇼핑의 하루 매출이 25억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단 80분에 일주일 매출을 올린 셈이다. 1백75억원은 롯데백화점 본점 하루 평균 매출의 4배에 달한다. 홈쇼핑 채널에서 이민 상품이 판매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홈쇼핑 판매 상품은 캐나다 마니토바주 △독립 이민 △기술취업 이민 △비즈니스 이민 등을 알선해 주는 것.가격은 답사비용 2백60만원을 빼고 각각 6백20만원,2천8백만원,8백50만원이다. 특히 이민 상품 구매자 중 30대가 51%(5백5명)나 돼 젊은이들 사이에 '탈(脫) 한국' 희망자가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오정'(45세 정년),'오륙도'(56세에 회사에 남아 있으면 도둑)에 이어 '삼오정'(35세 정년)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고용이 불안해진 것도 30대 이민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됐다. 30대 다음은 40대(29%·2백83명),20대(11%·1백5명),50대(7%·64명),기타(2%) 순이었다. 상품별로는 기술취업 이민이 5백5명(51%)으로 가장 많았고 독립 이민은 2백97명,비즈니스 이민은 1백81명이었다. 이 회사 상품기획팀의 강봉구 부장은 "당연히 40대가 가장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결과가 의외였다"며 "일부 젊은이들 사이에서 '이민계'가 성행할 정도로 이민에 대한 관심이 크다는 것이 사실인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홈쇼핑은 다음달 4일 2차 캐나다 이민 상품 방송을 내보내는 한편 어학연수,인턴십 이민 상품 등 해외 경력관리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늘려 나갈 계획이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