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처남이 진지하게 물었다. 사람(人)은 수명을 다하면 자연으로 돌아가면 그만인데,법인(法人)도 사람인(人)자를 쓰는데 그 수명이 다했다면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의문을 던졌다. 기업을 하는 오너들은 한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법인이란 법에 의해서 인정되는 인격체다. 그래서 법률상 권리와 의무의 주체이고,자연인이 아니면서 부동산을 취득할 수 있고,자연인과 같이 각종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필자는 주변에서 여러 형태의 중소기업 사례를 목격했는데,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로는 동업이나 몇 사람의 주주 형태로 사업을 출발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단언한다. 사업이 잘 되면 잘되는 대로,안되면 안되는 대로 문제가 많다. 결론은 창업주의 책임 아래 기업을 일으켜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자금은 물론 영업과 기획 등의 모든 짐을 창업주가 책임질 수밖에 없고,작은 규모의 회사에서 인재를 가려 쓸만한 형편도 못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기도 하다. 필자에게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누구냐고 물으면 "서너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미미한 사업을 하더라도 그것을 책임지는 사장"이라고 답변할 것이다. 근간 세태에서 기업을 일으켜 세운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제조업인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 중국이 급부상하면서 국내 제조업은 설자리가 없다. 조금이라도 되는 듯 싶다하면 금방 중국산이 시장을 지배해 버린다. 노동생산성 문제는 다른 표현 없이도 다 잘 알고 있다. 노사 갈등,주5일 근무제 도입,총파업 등 난마처럼 얽힌 현실은 위정자들도 골치 아픈 숙제일 듯하다. 필자도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지만 가끔씩 이런 생각을 한다. "세끼 밥 먹으면 됐지,이 지독한 부담을 안고 공장을 계속할 것인가." 종업원의 의식구조,자금조달,적자,물량감소,가격경쟁 등의 스트레스를 이겨낸다는 것이 너무 힘들다. 그런다고 쉽게 사업을 포기할 만한 여건이 아니다. 설비투자,운영비 차입 등이 대표의 부동산과 개인 입보로 연계돼 있기 때문이다. 종업원들은 회사가 문 닫으면 이직하면 그만이지만 기업주는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제조업 법인을 정리하고 싶다는 사람이 많다는데 그 심각함이 더하다. 노사문제만이라도 양보하고 타협하는 세상이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