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됐던 대로 외환은행이 미국계 투자펀드인 론스타에 넘어갔다. 외환은행이 경영난을 벗어나게 된 건 다행이지만 뉴브리지 캐피탈의 제일은행,칼라일의 한미은행 인수에 이어 또하나의 시중은행이 외국계 벌처펀드로 넘어간 것은 생각해 볼 점이 적지않다. 이대로 가다가 전국규모 시중은행이 모두 외국인에게 넘어가는 일은 없을지 의문이다. 국내기업들의 은행인수 참여를 원천 봉쇄하고 있는 현행 역차별 정책은 재고돼야 마땅하다. 산업자본과 금융자본 분리라는 명분 아래 은행의 동일인 지분한도를 4%로 제한,결과적으로 국내 금융시장의 안방을 외국자본에 송두리째 내주는 것이 올바른 금융산업정책이라고 보지 않는다면 그러하다. 단기차익을 노리는 이들 외국계 투자펀드들의 특성이 은행은 물론 거래 기업들의 경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된다. 외환은행이 주거래 은행인 현대그룹이나 하이닉스반도체 문제도 더욱 복잡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벌써부터 이들 펀드들이 경영권을 장악한 은행의 주가를 올리기 위해 또한차례 은행합병 바람을 불러일으키지 않겠느냐는 예측이 많은데,은행들이 이합집산하는 과정에서 생길 불똥이 기업들에 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할 것이다. 또한 몸집이 비대해진 시중은행들이 수익극대화를 위해 수수료를 마구 인상하는 등 횡포를 부릴 경우 어떻게 할지도 생각해야 할 대목이다. 외국계 펀드의 시중은행 인수는 지금까지의 사례를 종합해 보면 결코 성공적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 제일은행의 경우 선진 금융기법을 전수 받는다는 당초 기대가 충족되지 못했을 뿐 아니라 공적자금 투입규모만 크게 늘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앞으로 우리은행 등 정부가 대주주인 공적자금 투입은행들의 민영화를 서둘러야 하는데,계속 이런 식으로 가면 또 외국계 투자펀드가 인수해 갈 게 분명한 만큼 대비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그 핵심은 은행 소유지분 제한을 철폐하는 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