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손코리아(대표 히라이데 순지)는 국내 프린터시장에서 고급·고가 이미지를 고집하지 않고 일반인으로 수요층을 넓혀 나가 매출을 극대화하는데 성공한 사례다. 엡손 프린터는 그동안 '고급·전문가용,뛰어난 해상도,고가' 이미지를 주무기로 삼아왔다. 그러나 보급형으로 수요패턴이 바뀌고 있는 시장상황을 반영해 저가형 잉크젯프린터의 공급을 늘려 수요층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 카메라 사용자가 늘어남에 따라 포토프린터와 잉크 등을 내놓아 호응을 받고 있다. 포토프린터 시장에서 엡손코리아는 업계 최고의 해상도와 최고속도를 겸비하면서도 디지털카메라의 이미지를 완벽하게 나타낼 수 있는 제품을 내놓고 있다. 물에 번지지 않는 듀러블라이트(DURaBlight) 잉크도 선보였다. 엡손코리아의 기본적인 영업 및 마케팅 전략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품질로 승부를 거는 것이다. 6색잉크에서 1440dpi 고해상도 고품질 포토프린터와 같이 기술적으로 우위에 있는 제품을 시장에 꾸준히 공급함으로써 포토프린터를 중심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엡손코리아는 지난 2000년부터 브랜드 이미지를 높임과 동시에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단순히 브랜드 이미지만을 제고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사용자들이 엡손의 프린터와 스캐너를 구매하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올해 엡손코리아는 고품질 포토프린터에 마케팅의 초점을 맞추고 적극적으로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마케팅 활동에 힘입어 엡손코리아는 지난해 국내 프린터 시장에서 1천8백50억원의 매출을 올려 25%의 시장점유율을 보이며 한국HP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20%)와 캐논(10%)을 제치고 HP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는 셈이다. 엡손코리아는 올해 국내 프린터시장 규모를 약 7천억∼8천억원대로 예상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매출목표를 1천6백억원으로 잡고 있다. 올해 PC와 주변기기시장이 침체기를 맞고 있는 점을 감안해 지난해보다 매출 목표를 낮게 잡은 것이다. 엡손코리아의 경쟁사는 한국HP와 삼성전자 캐논 등을 꼽을 수 있다. 한국HP는 일반프린터 시장은 물론 특수형 프린터 시장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최근에는 SK텔레콤 등과 함께 유비쿼터스 프린터 개념의 무선 프린터 분야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PC사업과 프린터사업이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어 내수시장에서 엡손코리아와 2∼3위를 다투고 있다. 캐논은 기존의 복사기와 카메라 등에서 얻은 명성을 바탕으로 프린터시장에서도 비교적 선전하고 있다. 엡손코리아는 1996년10월 설립됐다. 일본 세이코엡손주식회사가 1백% 출자한 한국 현지 판매법인으로 설립됐다. 국내에서는 정보관련기기 사업부문인 컬러 잉크젯 프린터와 토트 매트릭스 프린터,레이저 프린터,컬러 이미지 스캐너,디지털 카메라,각종 소모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 97년에는 부산과 서울 용산에 애프터서비스센터를 오픈했다. 98년에는 TG컴퓨터의 프린터사업부문을 인수한데 이어 강남 대구 대전 광주 등 주요 도시에 애프터서비스센터를 오픈했다. 지난해엔 부천에 애프터서비스센터를 오픈,고객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 엡손코리아는 '비주얼 컬러 커뮤니케이션 전문기업'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다. 국내 최고의 해상도와 동급 최고의 속도를 겸비한 제품으로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광고에서도 신세대 톱탤런트 한은정을 내세워 잉크젯 복합기의 주된 구매층인 학생,20대 직장인,소호(SOHO)족들을 유혹하고 있다. 지난해 1백억원의 마케팅 예산중 80%이상을 광고비로 투입할 정도다. 이밖에 청소년육성재단을 운영하고 환경관련 캠페인을 벌이는 등 공익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