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회사들이 올 들어 해외 투자 규모를 크게 늘렸으나 대규모 평가손을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금융감독원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보험회사들의 해외 투자액은 지난해말의 101억달러(11조8천억원)에서 올 6월 말에는 126억달러(14조7천억원)로 24.8%가증가했다. 이중 미국 관련 투자액은 지난해 말 37억달러(4조3천억원)에서 올 6월 말 50억달러(5조9천억원)로 35.1%, 영국 관련 투자는 3억6천만달러(4천200억원)에서 5억8천만달러(6천800억원)로 61.1%가 각각 늘었다. 미국 관련 투자는 대부분이 미국 국공채에 집중됐으며 일정 신용등급 이상의 회사채도 일부 포함돼 있다. 하지만 미국 국채 금리의 상승(채권값 하락)으로 국내 보험회사들이 대규모 평가손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국채 금리는 지난 6월 중순 5년짜리가 2.0%대, 10년짜리는 3.1%대, 30년짜리는 4.1%대에 각각 머물렀으나 경기 회복에 대한 낙관론이 제기되면서 오르기 시작해 이달 26일 현재 각각 3.46%, 4.48%, 5.27%를 기록했다. 채권별로 1.17∼1.46% 포인트나 급등한 셈이다. 채권 전문가들은 미국 국채 10년짜리에 10억달러(1조2천억원)를 투자했다가 금리가 1.0% 포인트 오른 경우 1천400억원가량의 평가손이 나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따라 보험업계는 미국 관련 투자에서만 수 천억원대에 이르는 평가손을 낸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투자기업이 현금화를 위해 보유하고 있는 채권을 내다 팔 경우에는 그만큼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투자 실패'에 해당된다. 이에 대해 삼성생명 관계자는 "미국 채권 투자가 단기 거래 목적이라면 금리 상승으로 인해 당장 손실을 볼 수도 있다"고 전제하고 "하지만 100% 만기 보유 목적이므로 평가손이 실적을 반영하는 손익 계산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 채권 투자시 이종(異種) 통화간 이자율 스왑을 통해 금리와 환차손에 대한 헤지를 해놓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한승호.박성제기자 hsh@yna.co.kr su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