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의 운송거부 투쟁이 사흘째 계속되면서 전국의 물류 현장이 몸살을 앓 고 있다. 특히 수출입 화물의 수송 및 선적 차질이 확산되고 내륙지방으로의 시멘트 공급 이 거의 중단되면서 파업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물류시스템이 사실상 마비돼 산업현 장 전반에 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우려도 높아가고 있다. 0...화물연대 파업이 사흘째 이어진 23일 인천항의 화물처리 능력은 평소의 60% 수준으로 떨어졌다. 동양.라파즈한라.쌍용.한일대우 시멘트 등 4개사가 운영하는 인천항 시멘트 유 통기지는 화물을 실어나르는 벌크 시멘트 트레일러의 운송중단으로 화물반출이 중단 된 상태다. 12만t의 저장규모를 갖춘 이 곳의 사이로(11기)에는 현재 84.6%인 10만1천600t 이 저장돼 있는데다, 추가 저장이 힘들어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수도권일대 건설현 장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평소 하루에 8천∼1만t을 출하해온 동양시멘트의 출하량은 2천t 정도에 그치고 있다. 이 회사의 시멘트 보관 사이로 3기(3만t)는 포화상태로, 시멘트 1만t을 싣고 인 천항 외항에 도착한 시멘트 운반선의 하역작업도 3일째 중단돼 있다. 하루평균 4천t의 시멘트를 출하하는 한라시멘트도 수백t을 출하하는데 그치고 있다. 또 현재 1만TEU(1TEU=20피트짜리 1개 기준)의 적재능력을 갖춘 4부두 한진부두 컨테이너 야적장에는 8천800TEU가 쌓이면서 포화상태에 이르러 모선(母船)에서의 컨 테이너 하역작업도 불가능할 전망이다. 한진측은 "이 상태로라면 24일부터 본선 하역작업을 전면 중단할 수 밖에 없고, 중.소형 컨테이너선에 대해서는 입항 일정연기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인천해양청은 국적 화물선에 대해 부산∼인천항까지 컨테이너 운송을 허용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0...효성 울산공장의 경우 컨테이너 화물 차량을 구하지 못해 미국과 동남아 지 역으로의 타이어 보강재 등 수출에 차질을 빚고 있다. 중국과 동남아 등지에 화학제품을 수출하는 이 지역 70여개 유화업체들도 화물 차 수송이 평소보다 평균 30%나 떨어지는 등 피해가 유화업체 전반으로 확산되는 추 세를 보이고 있다. 22일 울산시와 기업체 등에 따르면 울산시 울주군 온산공단내 한국제지의 경우 수도권과 경인지역으로 종이를 싣고 가는 하루 30여대(600t)의 화물차량 운행이 사 흘째 중단됐다. 전국 강관 생산량의 20%를 차지하는 울산시 북구 현대하이스코의 경우 하루 100 여대(200t)의 화물차량이 수출과 내수용 강관을 수송해야 하나 수송 물량이 절반에 도 못미치고 있다. 울산항과 온산항 컨테이너 부두는 수송률이 각각 20%, 40%대로 떨어져 동남아로 가는 자동차 부품과 중국으로 가는 화학원료의 수출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0...오전 8시 현재 광양컨테이너부두의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광양 컨테이너 부 두 운영사들이 장치장과 선석 등을 한시적으로 공유하기로 하면서 평소 하루 3천600 TEU의 약 60%인 2천100TEU로 전날의 40%에 비해 다소 늘었다. 그러나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일일 평균 반출입량이 610TEU로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수출화물이 제때 운송되지 못함에 따라 이 지역 수출업체들의 피해도 갈수 록 늘어나고 있다. 하루평균 40피트 컨테이너 150개 가량을 운송해야 하는 삼성 광주공장은 평소의 3분의 1정도만 운송이 가능해 야적장에 수출화물이 누적 적치되고 있고 대우 일렉트 로닉스와 금호타이어 등도 화물 운송 차량을 확보하지 못해 수송량이 평소의 4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다. 또 고려시멘트 광양공장도 파업 첫날 4천t의 출하물량 가운데 35%정도만 정상 공급된 데 이어 22일부터는 출하가 전면 중단됐다. 0...부산항 부두 곳곳에는 화주에게 전달하지 못한 컨테이너가 쌓이고 있다. 이날 5부두 주변에는 일반 화물차들이 부지런히 화물을 실어 부두밖으로 운반했지만 컨테이너 차량은 평소보다 크게 줄었다. 이런 가운데 민주노총 부산본부가 오후 2시 서면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기로 해 경찰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화물연대 파업이후 처음 열리는 이 집회에는 민주노총 소속 노조원 600여명과 화물연대 소속 운전사 1천20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서면에서 집회를 마친 뒤 범일동 부산현대백화점까지 거리행진을 벌일 계획이다. 이에 대해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12개 중대, 1천500여명의 경찰력을 배 치하기로 했다. 경찰은 전날 부산항 주변에 불법 주.정차한 화물연대 소속 차량을 집중단속, 모 두 652대를 적발해 이 가운데 255대를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으로 행정처분 5 일에 과징금 20만원을 부과하고 나머지 396대에는 주정차 위반 과태료를 부과했다. 경찰은 특히 화물연대의 운송방해 행위에 대비해 항만 및 수송로 39곳에 경찰 6 개 중대 294명을 배치했다. 또 순찰차량 235대를 동원, 지구대별로 순찰활동을 강화하고 고속도로 휴게소와 터널입구, 교차로, 톨게이트 등 화물연대 회원들의 불법행동이 예상되는 지역 위주 로 경찰력을 배치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경찰은 화물연대 회원들이 정상 운송에 나선 화물차들의 운행을 방해 하는 행위가 늘어나자 화물차에 함께 타는 `동승보호'에 나섰다. 부산경찰은 22일 보호를 요청한 금호지질 등 화물운송업체 차량 5대에 경찰관을 동승시켰으며 23일에도 요청이 있으면 적극 수용할 방침이다. (부산.인천.광양.포항.울산=연합뉴스) 최은형 이윤조 이상현 김명균 박창식 기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