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뒤 제때 갚지 못하는 가계가 다시 늘어 나고 있다. 22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의 지난달 말 현재 가계 대출 연체율은 약 2.9%로 6월 말(2.67%)보다 0.23%포인트가량 오른 것으로 추정됐다. 국민은행의 가계 대출 연체율 2.9%는 이 부문의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1년 1·4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민은행의 연체율은 작년 4·4분기 2.20%,지난 1·4분기 2.70% 등 꾸준히 높아져 왔다. 우리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도 지난 6월 말 1.22%에서 7월 말에는 1.7%로 껑충 뛰어 올랐다. 외환은행도 같은 기간 1.20%에서 1.59%로 높아졌다. 이밖에 △한미은행은 1.28%에서 1.41% △신한은행은 0.96%에서 1.05% △하나은행은 1.43%에서 1.47%로 각각 소폭 상승했다. 은행들은 보통 상반기 실적관리를 위해 6월에 연체율을 집중적으로 줄이고 있다. 이에 따라 보통 하반기 첫 달인 7월에는 연체율이 전달보다 약간 상승한다. 그러나 최근엔 경기의 장기침체 영향으로 연체율 상승폭이 여느 해 7월보다 큰 것으로 은행들은 분석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카드 연체가 후행적으로 가계 대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데다 최근엔 전세시장 위축 등의 악영향까지 겹치면서 연체율이 상승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