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ylee@daewoo.com 지난달 일부 은행의 특별펀드 조성,한국은행의 지방 중소기업 및 수출업체에 대한 대출한도 증액 등 금융기관의 중소기업 지원대책이 잇따라 발표됐다. 늦은 감이 있지만 자금난에 허덕이는 많은 중소기업들에는 가뭄에 단비와도 같은 소식이었으리라. 더욱이 올 상반기에는 갖은 악재로 경기가 불황의 늪을 벗어나지 못했던 탓에,만나는 중소기업 대표마다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이라는 말을 할 때도 하소연으로만 간과할 수 없었다. 우수한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이 많지만,수출에 대한 경험과 정보 부족으로 판로를 찾지 못하는 중소기업이 대부분이다. 다행히 IT(정보기술)산업을 중심으로 국제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중소기업의 수출비중이 점차 늘고 있다. 일반 상품도 고부가가치 제품의 수출이 당면과제로 부상함에 따라 중소기업 제품의 수출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대우인터내셔널의 수출 아이템중 70% 이상이 중소기업 제품으로,무역 전문가와 1백여 해외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적극적으로 현지 글로벌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올들어서는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중소기업 수출대행 전문기업'으로 선정돼 수출 초보기업의 해외 진출 및 인큐베이팅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소기업 지원 기관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중소기업의 IT 제품 및 신기술 제품의 수출도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인식의 기저에는 중소기업은 보호받고 육성되어야 하며,대기업은 이를 위해 감싸안아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공동의 번영'을 향해 함께 달리는 상생(相生)의 동반자라는 의지가 담겨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를 '조달과 공급'의 이분법적인 시각으로 보던 시대는 끝났다. 대기업의 손길이 닿지 못하는 구석구석에는 중소기업의 땀과 노력이 스며 있으며,그러한 결정체들이 모여 대기업에는 훌륭한 자양분이 되는 것이다. 중소기업의 발전은 곧 대기업 발전의 근원이다. 이제 처음 두발 자전거를 배울 때의 겸허함으로 돌아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라는 두바퀴가 어떻게 균형과 조화를 이뤄나갈 수 있을지 생각해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