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인 황해도 사리원에 침대공장을 지을 생각입니다.또 최근 브랜드 도입 계약을 맺은 썰타침대를 생산해 두아들과 선의의 경쟁을 할 작정입니다." 올해로 고희를 맞은 에이스침대의 안유수 회장. 그는 한국 침대역사의 산증인이다. 지난 1963년 개인회사인 에이스침대를 설립(77년 법인전환),침대생산에만 매달려왔다. 오는 9월5일 창업 40주년을 맞는다. 안 회장은 올해 초 국내 최대 침대업체인 에이스침대를 장남인 안성호 대표에게,국내 침대매출 2위업체인 시몬스침대를 차남인 안정호 대표에게 넘겼다. 하지만 그의 활동은 여전히 정력적이다. 일하는 게 취미라고 할 정도다. 안 회장은 요즘 대북사업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열여섯살이던 1·4후퇴 때 부모형제를 모두 사리원에 남겨두고 헤어진 지 53년이 흘렀다. 서울 금호동 산동네에서 철사를 감아 스프링을 만들어 침대를 제작하기 시작한 지 어언 반세기가 흘렀다. 북에 남겨둔 가족들을 못잊어 그의 사무실에는 부모님 사진이 큼지막하게 걸려 있다. "이달 안에 1주일간 북한엘 다녀올 예정입니다.이번에 가면 착공시기 등을 확정지을 생각입니다." 부모님의 산소가 있는 고향 사리원에 침대공장을 세우겠다고 다짐해 온 안 회장은 이르면 올 연말께 공장을 착공할 계획이다. 부지는 이미 2만여평 확보해 둔 상태다. 그는 "사리원 공장이 완공되면 에이스침대 현재 생산량(연간 30만개)의 50%를 북한에서 만들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회장은 최근 썰타코리아란 법인을 세우고 또 다른 침대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얼마 전 '썰타'침대와 브랜드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독자사업에 나섰다. 기존 사업과의 관계에 대해 묻자 그는 "두 아들과 선의의 경쟁을 해 볼 것"이라며 웃었다. 사재 2백억원을 들여 경기도 여주의 5천평 부지에 최신설비를 갖추고 있는 썰타침대는 올 연말부터 생산에 들어간다고 그는 소개했다. 전국 영업망도 에이스 시몬스와는 별도로 구축하기로 했다. 안 회장은 충북 음성에 가구 기술인력을 양성할 가구전문대학 설립도 준비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미뤄왔던 사업이지요.10만평의 부지를 확보해 두었는데 여건이 허락하는 대로 대학을 건립할 생각입니다." 노인들에게 무료로 점심을 대접하고 독거노인에 대한 봉사활동을 펴고 있는 안 회장은 2년쯤 후 장학재단도 설립할 꿈을 갖고 있다. 안 회장은 "국내 가구기술은 선진국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며 "하지만 국내 가구산업이 이탈리아처럼 도약하려면 우리 고유의 디자인 감각을 가구에 접목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