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4개월 된 한국인 샴쌍둥이 자매 사랑이와지혜가 싱가포르의 래플즈 병원에서 이달 중 분리수술을 받는다. 싱가포르에 체류 중인 샴쌍둥이 자매의 아버지 민승준(34.영등포구 신길동)씨는20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싱가포르 의료진이 수술 후 사랑이와 지혜 둘 다생존할 가능성이 85%이상이라는 소견을 밝혀 수술준비를 하고 있다"며 "미열이 있는아이들이 정상상태를 회복하면 분리수술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3월 4일 태어난 사랑이와 지혜는 엉덩이 부분이 붙어있어 등을 지고 지내야 하는 샴쌍둥이 자매다. 신길동에서 PC방을 운영했던 사랑이와 지혜의 부모 민승준, 장윤경씨는 이들 자매를 위해 가게를 처분하고 빚을 내 사랑이가 지혜의 100일잔치가 끝난 지난달 14일싱가포르로 출국했다. 도착후 3일간 샴쌍둥이 분리수술로 유명한 래플즈 병원에서 케이스 고 박사를비롯, 소아과, 방사선과, 성형외과, 비뇨기과 전문 의료진에게 정밀검사를 받은 결과, 아이들이 수술하기에는 너무 어리지만 더 이상 수술시기를 늦추면 척추나 머리모양이 변형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씨는 "아이들의 결합부위가 항문과 소화기관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감염가능성이 있지만 척추 등 다른 부위에 무리가 가기 전에 수술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의료진의 전망이 아주 낙관적이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머물고 있는 래플즈 병원은 지난 7일 분리수술 도중 생을 마감한 비자니자매가 수술을 받았던 곳으로 이들은 두 자매의 옆방에 입원, 검사를 받으면서 서로돈독한 정을 쌓기도 했다. 비자니 자매가 수술실에 들어간 지난 5일 분리수술 후 재활치료로 유명한 영국런던의 그레이트 홀본 병원으로 떠났던 이들은 영국에서 두 자매의 가슴아픈 소식을듣고 매우 낙담했다. 민씨는 "비자니 자매가 용기를 복 돋아 줘 두 자매와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기를 기원하며 영국으로 떠났었는데, 너무 마음아픈 이들의 소식에 아이들을 끌어안고 엉엉 울었다"며 "두 자매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영국의료진의 낙관적인 전망에도 문화적인 차이가 너무 뚜렷이 느껴져 지난 14일 싱가포르로 되돌아온 이들은 래플즈 병원에서 수술을 받기로 최종 결정했다. 두 아이가 보통 아이들에 가깝게 자라게 도와주는 것이 이들 부모의 간절한 소망이지만, 여러 차례에 걸친 분리수술과 꾸준한 재활치료를 받아야 하기에 치료에최소 10억 원이 넘는 돈이 들어간다는 현실은 냉혹하기만 하다. 현재 사랑이와 지혜의 모금을 담당하고 있는 어린이보호재단의 모금액 280만원에 인터넷에 카페(http://cafe.daum.net/loveinwisdom)를 통한 네티즌 모금액 1천600만원을 더한다고 해도 1차 수술비를 마련하기조차 벅찬 형편이다. 민씨는 "많이 망설였지만 수술을 감행하기로 한 이상, 두 아이의 행운을 간절히기원하고 있다"며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어디라도 달려갈 수 있다고 마음을 굳혔지만, 타국에서 아는 사람들의 도움으로 근근이 살아가는 형편이 막막하다"고 털어놨다. 후원은 어린이보호재단(http://www.ilovechild.or.kr) ☎(02)336-5242, ARS 060-700-1233.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