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C90은 어떤 차일까. 외관 스타일이며 실내 인테리어,주행성능,승차감 등 궁금한 게 너무 많았다. 볼보자동차가 처음으로 내놓은 SUV이니 그럴 수 밖에. 그동안 국내에서 접한 볼보의 이미지는 각진 차체가 전부였다. 세련미가 없는 듯 하지만 탄탄해 보이면서도 안전할 것이라는 이미지가 머릿속을 꽉 채우고 있었다. 때문에 몸매 감상부터 했다. 가장 볼보다운 이미지는 그대로 살아 있었다. 대각선으로 훈장 휘장을 두른듯한 볼보 특유의 라디에이터그릴과 뒷모습이 그랬다. 위에서 아래로 꼬리등을 휘감아 돌아내려오는 좌우선은 예전의 각을 보다 미려하고 부드럽게 새로 처리한 볼보 세단의 뒷모습이다. 다음은 실내 인테리어와 승차감. 실내 인테리어는 스칸디나비아풍의 실용성을 최대한 살리돼 세단의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모든 조작장치가 사용하기 편리한 곳에 큼직큼직하게 위치해 있다. 여유로운 실내공간은 볼보 다웠다. 가족중심의 자동차임을 내세우는 고집탓에 대개 5인승인 일반 SUV와 달리 XC90은 7인승이다. 7인 가족이 모두 타도 충분하다. 7인승은 차량 취득세도 절약할 수 있다. 운전석을 제외한 모든 좌석은 평평한 바닥으로 바꿀 수 있어 웬만한 짐은 소화할 수 있다. 훌륭한 잠자리 역할도 한다. 2열 중앙석의 앞뒤로 움직이는 슬라이딩식 어린이 좌석은 운전중인 부모가 더 가까이서 아이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고 보살필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볼보 최고의 세단인 S80과 플랫폼을 공유하고 있어 승차감 역시 편안했다. 핸들링과 코너링은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부드럽다. 가속페달을 밟아도 엔진음이 부담스럽지 않다. 시속 1백km를 넘겼어도 바깥 바람소리,타이어와 지면의 마찰소음은 적절히 통제됐다. 너무 뻑뻑하지도 않고 너무 민감하지도 않은 브레이크는 원하는 위치에 정차하게 했다. XC90이 자랑하는 또 하나는 첨단 전복방지 시스템(RSC). 통상 SUV의 가장 큰 약점은 높은 차체로 인해 급커브 주행시나 사고시 전복률이 높다는 것인데 RSC는 그런 위험을 막아준다. 시험을 못해봤다는 게 지나친 후회일까.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