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풍은 공기청정기 업계에서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시장점유율 경쟁에서 선두권에 안착했으며 중국과 러시아 수출 특수를 누리면서 급부상했다. 청풍의 지휘관은 여성인 최윤정 사장(31). 그는 생산 마케팅 경영지원 등을 총괄한다. 최진순 회장(63)은 연구개발만 맡고 있다. 창업주인 최회장은 딸만 네명 두었으며 공동대표인 최윤정 사장이 세째딸이다. 다른 딸들은 회사 경영과 무관하다. 최 사장은 대학생 시절 공기청정기를 팔아 용돈을 벌었다. 청풍이 종업원 15명의 영세기업이던 지난 96년 '공식 사원'이 됐다. "당시엔 백화점 판촉행사에 나가서 하루 종일 제품을 설명해도 한 대를 팔기도 힘들었지요." 최 사장은 유통의 어려움을 절감,98년 홈페이지(www.chungpung.com)를 구축하고 인터넷으로 판매망을 넓히기 시작했다. 그때만 해도 중소기업들 사이에서 인터넷 마케팅 개념이 희박했다. 최 사장은 정부가 중소기업에 무료 공급하는 홈페이지 기본모델을 토대로 혼자서 시행착오를 거쳐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인터넷 판매가 대박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홈쇼핑판매까지 가세해 매출이 급증했다. "매출은 2000년 40억원에서 2001년 80억원,작년엔 2백억원으로 늘었습니다." 작년 매출의 약 60%는 인터넷판매를 통해 올렸다. 올해 매출목표는 5백억원. 올 상반기 중 작년 한해 실적에 해당하는 2백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삼성 LG 같은 대기업들이 공기청정기 시장에 진출하자 청풍은 브랜드파워를 키우기 위해 올해 초 통합브랜드인 '무구(無垢)'를 발표했다. 최 사장은 여성경영자 모임에 나가지 않는다. 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아이를 키우는 주부이기도 하다. 최 사장의 '억척 경영'이 갈수록 상전(商戰)이 치열해지는 시장에서 위력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글=양홍모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