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어려운 가운데 증시가 완만하나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6개월여만에 700고지를 탈환한데 이어 720선을 놓고 사자와 팔자 세력이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주가는 경기를 선행한다는 것이 일반적 해석이고 보면 최근의 주가흐름은 하반기 경기회복에 대해 일말의 기대를 갖게 하기도 한다. 주가가 회복세를 보이는데는 강력한 외국인 매수세가 큰 배경이 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달 이후 약 5조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여 상승세를 선도하고 있다. 대규모로 유입되는 외국인 자금은 원화강세를 유발하는 등의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얼어붙었던 증시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는 것 또한 부인하기 어렵다. 아직은 실물경기가 침체돼 있지만 경기가 이제 바닥에 도달한 것 아니냐는 인식도 조금씩 확산되고 있는 모양이다. 세계 경기 및 증시가 미국 일본을 중심으로 서서히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는데다 정부가 취한 투자세액공제 확대 등의 조치도 경기회복에 어느 정도 기여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배경이다. 다만 기관투자가나 개인투자자들은 경기나 기업실적에 대한 불안 등으로 주식을 사기보다는 내다팔기에 주력하고 있어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증시가 활력을 회복하면 경제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유동자금이 증시로 몰려 주가가 상승하면 투자자들의 자산증대효과가 생겨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기업 투자재원 확보 등에도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다. 경제전체적으로 큰 플러스 요인이 되는 셈이다.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최근 정부는 기관투자가에 대한 공모주 배정비율을 확대하는 한편 장기주식투자상품(ELS) 개발 및 판매를 유도하고 장중 자사주 매매도 허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정도의 정책으로 증시 활성화를 충분히 뒷받침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자금흐름의 선순환을 유도하고 증시에 활력을 주려면 부동산 등으로 쏠렸던 부동자금이 주식시장 쪽으로 향할 수 있게 만드는 방안을 보다 다양하게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또 정부의 친노(親勞) 성향 및 정책의 불확실성에 대한 의구심을 제거해 기업들의 투자의욕을 되살리는 한편 카드채로 비롯된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제거하는 것도 중요하다. 투신사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등의 방법으로 기관투자가들의 증시 버팀목 기능을 회복시켜 지나치게 외국인에 휘둘리는 증시환경을 개선하는 것 역시 빼놓기 힘든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