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세일이 이기나 우리가 이기나 한번 해봅시다." 청계천 복원 공사로 인해 교통대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서울시가 4일부터일제히 바겐세일에 들어간 백화점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시는 이날부터 시내 전역의 백화점 마다 2개조 4명 이상의 주차단속 인원을 고정으로 배치, 불법주차행위에 대한 집중 단속에 들어갔으며, 통로 등에 임시 판매대를 설치하는 등의 행위에 대한 소방점검도 검토중이다. 시는 청계천 복원 공사로 인해 가뜩이나 도심 교통흐름이 나빠질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는데, 백화점이 바겐세일에 들어가면서 승용차의 도심 통행을 대거 유발하자급기야 실력 대응에 나섰다. 음성직 교통관리실장은 이날 낮 시간대에 백화점이 위치한 도로마다 쇼핑을 하러온 차량들로 극심한 정체가 이어지자 백화점들에 대한 불쾌한 심정을 노골적으로드러냈다. 음 실장은 "백화점들이 바겐세일을 맞아 무료 주차 쿠폰을 나눠주는 등 경쟁적으로 승용차를 탄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며 "어떤 백화점은 세일 이름도 `청계천세일'로 내거는 등 기가 막힐 정도"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승용차들이 백화점의 주차장에 들어가기 위해서 도로밖에까지 줄줄이 늘어서서 가다 서다를 반복하거나 백화점 주위를 맴돌면서 도심의 교통 흐름을 엉망으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는 백화점, 쇼핑센터 등 교통 혼잡을 유발하는 대형 판매시설과 복합시설에부과되는 교통유발부담금을 100% 인상하는 대신, 교통 유발을 줄이려는 노력을 보일경우 인상분의 95%까지 경감해주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그럼에도 백화점들은 심지어 사설 주차장까지 임대해 고객들에게 무료 주차권을제공하는 등 시의 교통유발 경감 노력에 찬 물을 끼얹고 있다는 것. 시는 이번 백화점 세일기간 불법주차를 집중 단속하는 한편, 세일기간 교통을유발하는 것을 계량화해 교통유발부담금 인상 근거로 활용하고 언론에도 발표하는등 강력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청계천 복원 사업을 계기로 시민들의 교통편을 승용차에서 대중교통으로 바꿔나가도록 힘겨운 노력을 하고 있는 시가 백화점을 겨냥해 뽑아든 `단속의 칼'이 효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박창욱 기자 pc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