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로 농업ㆍ축산업ㆍ인삼 협동조합 중앙회를 하나로 합친 '통합농협' 출범 3년을 맞는다. 통합 전부터 축협 직원들이 농협으로의 흡수합병을 반대하며 헌법재판소에 위헌소송을 내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탄생하게 된 통합농협 3년의 성적표는 어떻게 나왔을까. ◆ 3년간 성적표 '일단 합격' 통합의 최대 성과는 무엇보다 농축산물과 인삼 판매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는 점이다. 인삼 매출액은 99년 1백21억원에서 작년 1천2백33억원으로 무려 10배 이상 뛰었다. 축산 가공제품 매출도 99년 6백82억원에서 작년 9백96억원으로 불어났다. 이는 전국에 3천여개의 점포를 갖고 있는 농협의 유통망을 활용한 덕으로 풀이된다. 통합농협은 이와 함께 통합에 따른 조직 비대화를 막기 위해 조직 인력 구조조정 작업도 병행했다. 중앙회 인력은 1만6천7백74명에서 작년 1만5천2백5명으로, 지역조합 인원은 5만3천7백87명에서 5만1천1백30명으로 각각 줄었다. 통합농협은 이같은 상품 매출 증가와 구조조정을 통해 축협 등이 갖고 있던 부실자산을 인수했음에도 통합 후 3년 동안 총 1조1천6백95억원의 흑자를 냈다. 김종훈 농림부 협동조합과장은 "5천억원에 달했던 축협의 부실채권을 인수하고도 자체 수입으로 이를 메우고 있는 만큼 통합에 따른 이익은 크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구성원간 융화가 관건 통합의 시너지 효과가 '외형' 위주에서 벗어나 '내실'로까지 확산되려면 농협의 수익 구조를 보다 농민을 위한 체제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탄탄한 기반을 갖춘 금융부문은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S&P와 무디스로부터 국내 은행 최고 수준인 BBB+와 A3로 각각 평가받을 정도로 체질을 강화했지만, 그 여세를 다른 사업부문으로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권고다. 농협은 이에 대해 "조합원들의 농산물이 시장에서 높은 값을 받을 수 있도록 상품의 브랜드화와 판로개척 등의 사업을 중점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또 통합농협 안에 2∼3개의 노조가 운영되고 있는 데서도 알 수 있듯이 농협ㆍ축협 구성원간 갈등을 제대로 봉합해야 통합농협이 성공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박성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정연구센터장은 "농협에 흡수된 과거 축협 직원들은 아직도 자신들이 정치적으로 희생됐다는 피해의식을 갖고 있다"며 "구성원간의 갈등이 해결돼야만 통합농협이 농민을 위한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고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 이후 농산물 시장개방에도 적절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홍성원 기자 anim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