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철도노조의 파업 사흘째를 맞으면서 시멘트, 무연탄, 자동차, 가전, 무역 등 산업계 전반에 걸쳐 피해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더구나 화물연대 소속 트럭운전사들이 기존 철도수송 물량의 전환분에 대해서는트럭수송을 거부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업체들의 물류 타격이 예상밖으로 커질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철도노조의 파업이 사흘째에 접어들면서 철도를 이용한 전체 화물수송 물량 가운데 40%를 차지하는 시멘트업계는 피해가 급격히 늘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성신양회의 경우 종전 화차로 하루 평균 1만여t의 시멘트를 수송했으나 철도노조 파업 이후 벌크트럭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음에도 수송량은 종전의 절반 수준에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국에 있는 시멘트 출하기지의 재고가 오늘중 대부분 바닥나 내일부터는 시멘트 공급에 본격적인 차질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 성신양회 관계자는 "근거리 트럭운송업체들을 장거리로 전환시켜 시멘트 수송에나서고 있으나 역부족"이라며 "지방 출하기지의 재고가 바닥나면 충북 단양공장의수송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고 있는 것은 철도노조에 대해 동조하는 화물연대 소속 트럭운전사들의 움직임이다. 이들은 기존 철도수송 물량의 트럭수송 전환분에 대해서는 운송을 거부하겠다는통보를 시멘트업체들에 해온 상태여서 7월1일부터는 본격적인 '시멘트 물류대란'이일어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쌍용양회 관계자는 "물류비 부담이 늘어나는 피해를 예상했으나 화물연대 소속트럭운전사들의 동조 움직임으로 시멘트 운송 자체가 파행을 겪게됐다"며 "이미 시멘트 수송은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쌍용양회의 경우 청주 물류기지는 이미 시멘트 재고가 바닥났으며 수색, 의왕,문경 등은 1~2일내로 재고가 바닥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철도노조의 파업으로 원자재 수송에도 큰 차질이 빚어지며 일부 업종은 생산 중단의 위기를 맞고 있다. 태백지역의 무연탄 수송량이 기존의 절반으로 줄어 재고가 없는 연탄공장은 가동 중단위기에 빠졌으며 1일 400t의 석회석 철도운송은 육상운송으로 대체돼 물류비용이 급격히 늘고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강원도지역의 유연탄 수송이 중단돼 충북 내륙지방 시멘트공장들의 재고가 며칠내 소진되면 이들 업체의 시멘트 생산에도 심각한 타격이 올 전망이다. 무역업계와 가전, 자동차업계의 피해도 가시화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하루 한차례씩 철도편으로 울산에서 서울까지 수송하던 180대 가량의 완성차를 이날은 철도편으로 보내지 못해 트레일러편으로 긴급히 대체해서 보내야 했다. 삼성전자[05930]는 의왕 컨테이너기지에서 부산으로 수송하는 하루 25∼30TEU의컨테이너를 차량 운송으로 대체했지만 부품을 적재한 컨테이너 2-3개는 중량이 많아차량운송이 어려운 상태이다. 더구나 철도파업이 장기화되고 화물연대도 트럭운송을 거부할 경우 빈 컨테이너수급 뿐 아니라 수출 제품 운송 자체에도 큰 피해가 발생할 전망이다. 국내업체들의 전체적인 수출물량 운송도 차질을 빚어 철도파업 발발후 사흘간경인컨테이너기지(ICD)의 수출컨테이너 처리 차질 물량이 172TEU(20피트 컨테이너)에 이르고 있다. 무역협회는 파업이 장기화돼 수도권-부산, 수도권-광양 컨테이너 화물열차 운행이 계속 중단될 경우 하루에 수출화물은 530TEU, 수입화물은 731TEU의 수송차질이빚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파업이 시작된 뒤 육상운송에 대한 대체수요가 높아지면서 운송업체들이 긴급 수송화물에 대해 운임을 올려받고 있는 등 도로운송비 인상 움직임도 나타나고있는 실정이다. 무역협회는 "파업이 장기화되면 철도수송 비중이 높은 가전, 화공, 유류, 석탄,펄프 등의 수송이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돼 수출회복에 결정적인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업계팀 ssah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