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만한 노사 협력이 이뤄지느냐에 우리 업계의 내일이 달려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너무 힘듭니다." 현대 기아 GM대우 쌍용 르노삼성자동차 등 5개 완성차업체 사장들이 한자리에 모여 각사 노사문제와 관련, 넋두리를 쏟아냈다. 29일 오후 서울 그랜드컨티넨탈호텔 비스테리아룸. 이날 업계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윤진식 산업자원부 장관과 간담회를 갖기 앞서 자리를 함께 한 사장단은 노사관계의 답답함을 허심탄회하게 토로했다. 김동진 현대자동차 사장은 "노사합의가 안돼 전주 상용차공장 합작법인이 출범조차 못하고 있다"면서 "합작 상대방인 독일의 다임러크라이슬러가 큰 걱정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다임러크라이슬러가 나름대로 상용차 사업일정을 짜놓고 합작했는데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노사관련 일이 너무 복잡해 시간과 노력을 쏟다보니 다른 일을 제대로 못할 지경"이라고 덧붙였다. 소진관 쌍용자동차 사장도 "사장은 노조 심부름꾼이나 마찬가지"라며 "노노 갈등까지 뜯어말려야 할 처지"라고 하소연 했다. 이영국 GM대우차 부사장은 "최근 노사관계를 보고 있노라면 1940년대 미국의 노사대립 상황을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장들은 하나같이 "현대차 노사관계가 어떻게 해결될지만 쳐다보고 있다"며 현대차의 문제가 곧 업계 전체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사장단은 이날 윤진식 산자부 장관과 간담회에서 최근 두산중공업 사태, 화물연대 파업 등의 해결과정에서 노사협상이 힘의 논리로 해결되는 듯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노사관계에 대해 공정한 법과 원칙을 설정하고 이를 엄정하게 집행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들은 또 업계가 경기침체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승용차 특별소비세를 한시적으로 인하해 줄 것을 주문했다. 사장단은 "최근 내수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4ㆍ4분기에는 특소세 개편에 따른 대기수요 발생까지 예상된다"며 "내수부진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내년초로 예정된 특소세 탄력세율의 조정시기를 가급적 앞당겨 시행해 줘야 한다"고 건의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