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 대신 배터리로 달리는 무공해 전기자동차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양산된다. 배터리는 최근 이라크 전쟁에서 다시 한번 맹위를 떨친 미국 스텔스 전폭기의 시동용 배터리인 '콩코드'. 생산 주인공은 놀랍게도 대형 완성차업체가 아닌 벤처기업과 중견 자동차 부품업체다. 전기자동차 연구개발업체인 (주)아임스 모터스와 동아정기는 일반 도로 주행이 가능한 승용형 전기자동차 '마인(Mine)'을 개발, 오는 8월부터 시판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일반 소비자들의 분위기는 '호기심 반, 의구심 반'이다. 한달에 2만원 정도의 유지비로 차를 굴릴 수 있다는 것은 분명히 큰 장점이지만 충전소가 전무하고 차량으로서 종합적인 기능을 제대로 갖출 것인가에 대해서는 고개를 젓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 마인 어떤 차인가 =무보수형으로 개량된 납축전지를 에너지원으로 해 전기 모터를 구동, 차가 움직이기 때문에 소음이나 매연가스가 없으며 연료비도 전혀 들지 않는다. 2인승 3륜차(앞바퀴 2개, 뒷바퀴 1개)인 이 차량은 폭 1.5m, 길이 2.9m, 높이 1.5m로 한마디로 '앙증 맞은' 스타일이다. 3∼4시간 충전하면 한번에 1백20∼1백50㎞의 주행이 가능하고 최고속도는 시속 90㎞다. 또한 운전자가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면 센서가 신호를 보내 전기를 자동제어하기 때문에 운전에 서툰 여성이나 노약자가 쉽게 운전할 수 있도록 했으며 차량 앞부분에 엔진이 없어 외부 충격시 충돌에너지 흡수공간을 확보, 안정성도 높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차량의 가격대는 7백50만원으로 차량 1개에 배터리는 6개(개당 20만원) 들어가며 배터리의 수명은 8년. 차량안에 충전기가 내장돼 있고 가정에서도 충전이 가능하다. 하루 유지비용은 6백원으로 휴대폰 이용료에 불과한 월 2만원선에서 운행할 수 있으며 가솔린차 기준으로 배기량을 계산하면 9백cc 정도다. ◆ 어떻게 파나 =아임스모터스와 동아정기는 경기도 안성에 부지를 확보, 내년까지 연간 2만대의 생산규모를 구축할 계획이다. 올해 판매 목표는 수출 4천9백대, 내수 6백대로 하반기부터 유럽과 북미지역 딜러 모집에 들어갈 예정이다. 다음 달중 10대를 시범 제작, 국내외에서 차량 소개 및 시승행사를 갖기로 했다. 아임스모터스의 정태선 사장은 "국내에서 대리점을 하겠다는 문의전화가 쇄도하고 있으며 중국과 베트남에서도 공장 건설을 도와달라고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아임스모터스는 일단 올해는 3륜차를 팔되 연말까지 가격 2천5백만원 상당의 4륜 4인승을 개발, 내년부터 시판에 들어갈 계획이다. 그러나 장거리 주행자를 위한 고속충전소 설치 및 폐전지 폐기에 따른 2차 환경오염, 속도 문제 등이 걸림돌로 남아 있어 이 제품이 대중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행착오를 겪을 것이라는 전망도 많아 귀추가 주목된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