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요? 앞으로 3년간 1조원은 낼 겁니다." 노정익 현대상선 사장(51)의 얼굴은 자신감으로 가득차 있다. 지난 1·4분기 8천6백억원의 매출에 고작 1백억원 남짓 영업이익을 낸 회사의 CEO(최고경영자) 치고는 '오버'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요즘 컨테이너 운임이 좀 올랐다고 큰소리 치는 것이 아니에요.실제 회사 체질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현대상선이 1·4분기에 영업이익을 낸 것은 다소 의외. 지난해 주요 수익원이었던 자동차 선단을 매각한 뒤 컨테이너 시황도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상대적으로 우량 회사로 알려진 한진해운의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51억원에 불과했던 터다. 노 사장은 "지난 2년동안 꾸준히 구조조정을 해오면서 원가경쟁력이 높아진 덕분"이라며 "주력인 컨테이너 사업 외에 벌크나 유조선도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지난 4월부터 유럽과 미주 노선을 중심으로 큰 폭 인상된 컨테이너 운임을 발판으로 영업이익률을 10%까지 높이겠다고 말했다. 노 사장은 '대북송금 특검'이 경영에 차질을 주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현대상선은 지난 97년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국내에서 손꼽히는 우량 회사였다. 하지만 97년부터 2001년까지 현대증권 하이닉스 현대아산 등에 대한 출자에 엄청난 돈을 쏟아붓고 대북사업 등을 위한 선복량 확장에 1조원 이상을 투입하면서 망가지기 시작했다. 급기야 자동차 선단까지 매각하고 난 뒤에는 독자생존 능력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올해 컨테이너 운임 인상으로 돈을 번다고 자만할 생각은 조금도 없어요.중고 선박과 부실 자산을 지속적으로 처분해 불황기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생각입니다." 노 사장은 미국과 한국에서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딴 재무통인 만큼 시장과 채권단이 바라는 기업상을 구현하는 데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누가 제게 회사의 적정 주가를 묻는다면 한때 현대상선 주가가 한진해운의 두 배에 달했다는 점만 얘기하겠습니다." 글=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