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동기식 3세대 이동통신(W-CDMA) 투자문제를 놓고 정부와 관련업계가 언제까지 티격태격할 것인지 참으로 걱정이다. 엊그제 SK텔레콤이 투자자와의 컨퍼런스콜에서 당초 계획했던 투자를 또 다시 줄이고 서비스도 서울 일부지역으로 축소하겠다고 하자 정통부가 올해 중 반드시 서울전역에 서비스가 이뤄져야 한다며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정통부는 이미 밝힌대로 올해 서울지역을 시작으로 2006년 이후에는 전국적 서비스가 돼야한다는 입장이다. 여기에는 관련산업에 대한 고려와 함께 특히 현 경기상황에서 서비스사업자의 선행적 IT투자가 중요하다는 판단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서비스사업자도 그럴 만한 고민이 있는 것 같다. 3세대 비동기식 서비스 수준이 현재 하고 있는 것과 큰 차이가 없는 데다 관련 장비나 단말기 개발도 지연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SK텔레콤뿐만 아니라 비동기식을 선택한 KTF도 입장이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3세대 동기식 사업권자인 LG텔레콤마저도 투자효과를 저울질하고 있는 상황이기는 마찬가지다. 해외사업자들도 바로 그런 이유로 비동기식 서비스를 연기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보면 투자를 회피할 핑계거리라고 비난하기만도 어렵다. 걱정되는 것은 우리가 이 문제로 티격태격하는 사이 밖에서는 통신서비스가 다양한 양상으로 발전할 움직임이 있다는 점이다. 이동성을 강화한 휴대인터넷이라든지 유무선통합서비스 등이 그것이다. 이것이 현재 서비스에 대한 보완관계인지 대체관계인지는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3.5세대 4세대라고 할만한 움직임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추세가 이렇다면 정통부는 기존의 IMT-2000 로드맵만 고집할 게 아니다. 휴대인터넷 주파수 조기 할당,유무선통합서비스를 위한 규제정비로 다양한 경로를 열어줄 필요가 있다. 이동통신사업자와 유선사업자 대부분이 이를 원하고 있는 만큼 투자활성화 차원에서도 검토해 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