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운동가인 장하성 교수는 참여연대가 발간하는 '월간 참여사회' 5월호를 통해 '외국자본의 앞잡이'라는 세간의 비판,특히 '자본의 국적론'을 제기한 대안연대를 정면 반박했다. 장 교수는 과거 1조원대 시세차익을 챙긴 타이거펀드와 공조했다는 비난에 대해 "개방경제하에서 외국인의 주식투자 차익이 왜 나쁜 것이냐"며 "투자단체가 아닌 운동단체로서 참여연대는 개혁 아젠다를 만들어 그에 맞는 동조자를 찾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지난 99년 SK텔레콤을 겨냥했던 타이거펀드와 마찬가지로 SK㈜의 지분을 매집한 소버린도 참여연대와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SK글로벌에 대한 부당 지원을 반대하고 있는데다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 그렇다. 타이거펀드가 진정 '개혁 아젠다의 동조자'였을까.타이거펀드는 15%대의 SK텔레콤 지분을 확보한 뒤 제법 '경영감시' 역할을 했다. 신규투자를 위해 SK텔레콤이 유상증자를 결의했을 땐 주가 하락을 이유로 손길승 회장의 해임을 요구하고 소송까지 걸기도 했다. 하나 유감스럽게도 타이거펀드는 11.5%의 SK텔레콤 주식을 SK그룹 계열사들에 떠넘겨 1조원대(환차익 포함)의 시세차익을 거두고는 말문을 닫아 버렸다. 3%대의 지분을 남겨놓았던 그해 8월 임시주총에서 타이거펀드는 아무런 의견표명도 하지 않았다. 진정 SK텔레콤의 주식가치 상승을 기대했다면,그 방법론으로 지배구조 개선과 기업경영 투명성을 요구했다면 타이거펀드는 거기서 멈출게 아니었다. 끊임없는 '투쟁'을 통해 진정으로 선진적이고 모범적인 지배구조를 만든 뒤 당당히 더 커진 과실을 따먹으며 자신의 정당성을 입증해야 했다. 대량의 주식을 시장에서 매도할 경우에는 주가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대주주 혹은 계열사들이 물량을 받아주기를 요구하게 마련이다. 타이거펀드로선 가장 이상적인 매도타임을 잡았다는게 증권가의 판단이다. 소버린이 그같은 공식을 따라갈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한가지 확실한 것은 참여연대가 정작 자신을 비판하는 대안연대와 얼굴을 맞댄 토론에는 여전히 소극적이라는 점이다. 정태웅 산업부 대기업팀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