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1일부터 맥주 판매가 공식 허용됐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미국처럼 '스포츠 맥주 시대'가 열리게 됐다. 맥주업계는 야구에 이어 축구 농구 배구 테니스 경기장에서도 맥주 판매가 허용될 경우 연간 6백만명의 경기장 입장객이 잠재고객이 되고 1천억원대의 맥주 시장이 새로 생겨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잠실야구장 맥주 판매 허용은 지난달 29일 전격적으로 결정됐다. 작년부터 맥주 판매 허용 여부를 놓고 줄다리기를 해온 서울시와 잠실야구장 운영본부는 이날 '경기장내 맥주 판매 관련 업무협정'을 맺고 5월1일부터 판매를 허용키로 합의했다. 운영본부는 이튿날인 30일 LG유통이 운영하는 편의점 LG25와 별도의 업무협정을 맺었으며 LG25는 1일 열린 롯데-두산간 야간경기부터 맥주를 판매했다. 양측은 건전한 경기장 문화를 위해 미성년자에겐 맥주를 팔지 않기로 했으며 성인 여부를 가리기 위해 LG25 판매원이 신분증을 확인하기로 했다. 또 관람객들이 취한 상태로 귀가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7회말 이후에는 맥주를 팔지 않기로 합의했다. 1인당 판매량은 3잔(1잔 5백㎖)으로 한정했고 알코올도수 5% 이하인 국산 맥주만 팔기로 했다. 경기장 안전을 고려해 맥주를 종이컵에 부어 팔기로 했다. 잠실야구장에선 연고지(두산)원칙에 따라 OB맥주만 판매된다. 가격은 1잔당 2천원이다. 한편 하이트맥주는 잠실야구장에서 OB맥주만 판매하는 데 대해 소비자 선택권을 박탈하는 독점계약이라며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다. 하이트의 한 관계자는 "잠실야구장은 경기장 중 유일하게 맥주를 공식적으로 파는 곳이라는 상징성이 있다"면서 "고객이 다양한 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이트 맥주 판매도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OB맥주는 연고지 우선권과 당사자 자유 계약원칙에 따른 결과라며 반박했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